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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韓 대표기업 배당수익률 美·日기업 절반 수준

국내 대표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이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배당수익률은 기업들이 이익을 주주 배당보다는 투자나 현금유보 쪽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장기투자의 매력을 감소시켜 주식시장의 투기성을 확대할 수 있다.

신영증권은 1일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9개국 주식시장의 2012년 회계연도 배당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유가증권시장이 1.31%로 가장 낮았다.

일본(닛케이)은 1.58%, 미국(다우지수)은 2.45%였다.

캐나다 3.12%, 중국 3.21%, 독일 3.30%, 프랑스 3.65%, 영국 3.90%, 이탈리아 3.97% 등 나머지 6개국은 모두 3%를 웃돌았다.

한국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은 일본의 83%, 미국의 54%, 나머지 6개국의 33∼42%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의 배당수익률은 2008년 2.58%를 보인 이후 2009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다.

업종별 대표기업들의 배당수익률도 대부분 미국·일본 기업보다 훨씬 낮다.

반도체, 자동차, 화학, 정유 등 11개 업종별로 한국·미국·일본 대표 기업들의 2012회계연도 배당수익률을 보면 통신을 제외한 10개 업종에서 일본이나 미국 기업에 크게 못 미쳤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모두 9개 업종에서 배당수익률이 일본 기업보다 낮았고 9개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해당 일본 기업의 평균 52.1% 수준에 그쳤다.

미국 기업과의 비교에서는 모두 7개 업종에서 배당수익률이 낮았는데 이들 7개 기업의 수익률은 미국 기업의 평균 50.3%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0.53%로 일본 도시바(1.68%)의 3분의 1 수준이고 화학업종에서 LG화학(1.51%)은 일본 스미토모화학(2.04%), 미국 다우케미컬(4.03%)보다 낮았다.

SK이노베이션은 1.97%로 정유업종에서 일본 JX홀딩스(3.04%), 미국 엑손모빌(2.52%)에 못 미쳤고 건설업종에서 삼성물산(0.73%)은 일본 JGC(1.81%), 미국 플루오르(0.98%)에 뒤졌다.

포스코(2.45%)는 철강업종에서 신일본제철(0.42%)보다 높았으나 미국 누코르(3.19%)에는 미치지 못했고 현대차(0.85%)는 일본 도요타(1.24%)의 7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음식료에서 일본 아지노모도(1.16%)와 미국 켈로그(2.72%)의 배당수익률은 오리온(0.28%)보다 월등히 높았고 제약분야에서 일본 다케다약품공업(3.50%)과 미국 화이자(3.35%)는 녹십자(0.81%)에 크게 앞섰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1.17%)은 조선업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1.76%)보다 낮았고 은행 중에서는 KB금융지주(1.65%)가 일본 미쓰비시금융그룹(2.13%), 미국 JP모간(3.18%)에 크게 못 미치는 1% 중반대의 수익률에 머물렀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 경영진은 기업 수익을 적절하게 나눠주기보다 재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지금은 재투자처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익을 사내유보로 돌리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투자자들은 주식투자라고 하면 배당보다는 주가변동으로 인한 수익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시장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