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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김준완의 먼저 재(財) 후 테크 - 생명의 신비 그리고, 돈의 신비

생명의 신비 그리고, 돈의 신비

 

생명은 신비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돈은 신비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돈말이야 그거 있다가고 없고, 없다고 있는 뻔한 거지 그게 뭐 신비한 존재라고 생각하나. 학창시절에 어떻게 해서 생명체가 탄생하는지 DNA에 대해 공부한 적은 있지만 돈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없을 것이다. “너는 커서 돈 많이 벌어라” 라고는 말할지언정 어느 누구도 돈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인터넷으로 무엇이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정보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감추어져 있고, 소수의 사람만이 그것에 접근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돈’을 검색해보면 돈이 얼마나 신비함에 감춰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과거에 DNA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DNA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기 시대에는 DNA는 세상에 없었던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DNA는 1950년에 들어서야 허시와 체이스에 의해서 DNA가 유전물질임이 밝혀졌고,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이중나선의 DNA 구조를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오늘날 DNA는 일부 과학자들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일상의 범인(凡人)들 사에서도 쉽게 이야기 되어지는 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DNA가 무엇의 약자인지 기초 과학적인 수준에서 어떤 물질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DNA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DNA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물론 DNA가 무엇의 약자인지 어떤 물질인지 몰라도 살아가는데 별 지장이 없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어느 순간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DNA는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의 약자로, 유전자의 본체를 이루며 ‘생명체의 설계도’라 할 수 있다. 우리는 DNA 분석을 통해서 일상생활 속에서 친자확인을 하고, 유전적 질병의 요소를 찾아내며, 멀지 않는 미래에서는 DNA가 질병 예방과 치료에 활용될 것임은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DNA를 통해서 생명의 신비가 하나 둘씩 벗겨지고 있음을 볼 때 DNA는 ‘생명의 본질’에 다가가는 중요한 열쇠인 셈이다.


돈에도 DNA가 있을까?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특성 중에 하나가 DNA라고 한다면 돈에서는 그 DNA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돈은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돈이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 역시 없을 것이다. 만약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돈이 생명체라고 제안한다면 우스운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돈은 생명체라는 생각한다.
생명체인지 아닌지는 DNA를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의 여부(생화학적 특성)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자기 복제’ 가능성의 여부로 생명체인지 아닌지를 구분(생물학적 특성)할 수 있다. 생명체는 ‘자기 복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DNA를 가진 개체의 수를 늘려나가는 ‘번식’이 생명체의 주요한 행동특성이다.  반면 무생물은 자기 스스로 개체의 수를 늘려나가지 못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돈’은 일단 DNA는 없다고 치더라도 ‘자기 복제’ 능력은 가지고 있다. 알다시피 은행 등에 돈을 맡기는 순간 많든 작든 돈은 불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씨앗처럼 장롱 속의 돈은 그대로 있지만, 은행이라는 토양 위에 돈이라는 씨앗을 뿌리면 성장을 한다.  돈 역시 생명체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액면가를 늘려나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생명체가 자기 복제를 하기 위해서는 복제를 할 수 있는 온도와 습도와 같은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고 복제를 하는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환경’에 따라서 복제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고 한다. 돈에 있어서 ‘환경’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환경’에서 돈을 복제 시키느냐에 따라서 돈이 2배, 4배, 8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생명체의 특성이 후세에 전달되는 유전물질이 존재할 것이라는 개념은 19세기 초부터 있었다. 1950년에 허시와 체이스에 의해서 DNA가 유전물질임이 밝혀졌지만, DNA에 있어서 가장 주목 받는 발견은 노벨상까지 받게 된 1953년의 왓슨과 크릭의 이중나선(double helix)의 구조로 DNA 분자구조를 이중나선으로 해석한 것이다. 억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돈의 DNA 구조는 ‘시간’과 ‘시장’의 이중나선이며 그 이중나선 사이를 ‘당신’이라는 염기배열이 자리잡고 있다.

돈은 항상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고 있으며 어떻게 변하느냐는 어떤 시장에 따라서 그 변화의 방향과 크기가 결정된다. 그리고 ‘당신’이 바로 어느 시대에 어떤 시장에 돈을 놓느냐라는 ‘돈의 운명’을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 돈은 ‘당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