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장기화되고 있는 유로존 위기 등의 여파로 우리나라의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경로가 내년까지 잠재성장률을 감안한 실질 GDP 성장추정선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기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당국의 경기 부양을 위한 금융 및 거시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내 기준금리를 1~2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금통위는 전날 기준금리를 3%로 3년5개월만에 0.25%포인트 인하했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한은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로 크게 하향 조정한 뒤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2분기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분기별 성장 패턴을 볼 때 상반기는 0.7%(전기대비), 하반기는 1%(전기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신 국장과 일문일답이다.
-이번에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배경은.
“지난 4월 전망 당시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LTRO 등 통화완화정책의 효과로 유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이러한 분위기에 세계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소폭)하향조정했다. 그러나 5월 이후 유럽 상황이 악화되며 이러한 영향이 직접적으로는 무역을 통해 나타나고, 간접적으로는 금융시장을 통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을 감안한 것이다. 불확실성 그 자체로도 부정적 영향이 있다.
-이번 전망치는 정부의 8.5조원 재정투입 효과가 반영된 결과인가.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는 0.1%포인트(연간기준) 정도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분기별 성장 패턴을 볼 때 상반기는 0.7%(전기대비) 하반기는 1%(전기대비) 상승으로 예상한다. 만약 재정 효과를 빼고 보면 하반기는 여전히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전망 당시에는 상반기에 1% 못 미치고, 하반기에 1%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GDP 갭률이 언제까지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가.
”올해 2분기부터 GDP 갭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내년까지는 소폭의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어제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오늘 발표된 GDP 성장률 전망치가 반영됐는지.
”결과적으로 반영했다. 지난 4월에 전망할 때는 상반기 중 불확실성이 다소 걷히고 하반기 들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봤는데, 5~6월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악화되며 연중으로 불안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다만 하반기 들어 대외 불확실성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국면 바뀐 것으로 판단하나.
”경기 국면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본다. 지난해 4분기 유로지역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1~2월 들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5월 이후 다시 유럽 상황이 악화되며 2분기에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국면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경기 사이클 내의 움직임이라고 판단한다.“
-내년 교역신장률은 늘어나는데 경상수지 흑자폭 줄어드는 이유는.
”우선, 우리나라의 교역규모를 봤을 때 경상수지 흑자 200억달러(2012년 전망치)와 180억달러(2013년 전망치)는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올해 내수가 위축되며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 환경이 개선되며 수입도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폭이 소폭 축소될 것으로 본다.“
-내년 세계경기 전망.
”유로 지역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은 올해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국의 정책들이 나오고 미국 등 주요국들의 선거도 끝나며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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