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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미FTA, 美보다 韓이 더 득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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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양국 간 무역에서 한국이 더 큰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A 훈풍`을 본격적으로 따져보기는 다소 이르지만 FTA 발효로 인해 자동차 등 미국에 대한 수출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무역 통계자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미국이 한국에서 들여온 상품은 총 54억7000만달러로 전월(47억7800만달러) 대비 14.6%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은 44억~47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미국이 한국으로 상품을 수출한 금액은 37억600만달러로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미국 무역적자는 총 17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전월(5억5200만달러) 대비 3배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 10억달러를 기록한 데 비해 2배가량 적자가 불어났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대한국 누적 무역적자는 4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어났다.

이번 미국 상무부 발표는 한ㆍ미 FTA가 지난 3월 15일 발효된 이후 미국 4월 무역수지를 통해 양국 간 FTA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지표로 관심을 모았다.

품목별로는 FTA 협상에서 쟁점이 됐던 자동차ㆍ부품 부문에서 미국이 16억5000만달러(수출 1억달러ㆍ수입 17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 14억50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자동차 부문 적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FTA 발효 시 한국이 자동차ㆍ부품 부문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FTA 체결 이후 단기 대미 무역수지 증가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수지 추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거래는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사례가 많다"며 "신규 바이어 발굴과 미국 내 기존 거래처 변경 등에 3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 비춰보면 최소한 반년 이상 추세를 지켜봐야 본격적인 FTA 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대체관계에 있는 유럽시장 침체가 심화하며 최근 국내 업체가 상대적으로 미국 수출에 집중했다는 점도 대미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유로화 평가절하로 대유럽연합(EU) 수출 경쟁력 대비 대미 경쟁력이 우세를 지속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계속 악화되고 있는 유럽 경기 침체는 미국 무역수지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4월 501억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전월 대비 수출과 수입 모두 0.8%, 1.7% 줄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EU에 대한 수출 둔화가 원인이다. EU에 대한 미국 수출은 223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11.1%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로이터통신은 "4월 미국 무역수지는 미국이 유럽 경기 침체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며 "향후 유럽 수출 물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