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국내 간염환자, B형 줄고 C형은 늘어난다는데…
국내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간 이식 수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올 4월에는 서울아산병원이 3000건을 돌파했다. 서울대병원도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수술 성공률도 아주 높다. 1988년부터 간 이식 수술을 시행한 서울대병원이 99%, 1992년부터 수술을 시작한 서울아산병원이 96%에 이른다.
그러나 여전히 간 질환의 위험은 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B형간염 감염자는 25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40만 명은 만성 B형간염을 앓고 있다. 그나마 B형간염 감염자는 백신이 보급되면서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반면 C형간염은 2002년 1927명에서 2010년 5630명으로 늘었다.
○ 혈액검사 외 초음파 CT 검사가 필수
안철수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교수는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전체의 80%가 망가져도 혈액검사에서 정상 수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건강검진을 할 때 간 기능의 이상 유무를 알려면 혈액검사 이외에도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추가로 권한다. 간세포가 괴사돼도 일부는 재생된다. 그러나 일부 조직은 섬유화하면서 재생된 간세포를 둘러싼다. 간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 조직에 결절이 생겨 매끈하던 간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초음파나 CT를 이용하면 이 같은 간 조직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초음파를 이용하면 간 표면의 굴곡뿐만 아니라 간 조직의 딱딱한 정도도 알아낼 수 있다.
○ B형은 조기 발견해야 치료 가능
간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간염 바이러스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종류에 따라 A, B, C, D, E, G형으로 분류된다. 이 중 간경화와 간암으로 이행되기 쉬운 간염은 B형과 C형간염이다.
국내 간 질환자 가운데 가장 많은 B형간염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에 속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해마다 2만 명이 간암을 비롯한 간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 중 만성 B형간염이 원인인 경우는 50∼70%에 이른다.
C형간염은 미국인과 일본인이 많이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다. 단 아직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간염은 빨리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진다. 치료 효과가 뛰어난 의약품도 계속 나오고 있다. 배시현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형간염을 조기에 발견하면 환자의 60%가 완치된다. C형간염 완치율을 80% 이상까지 올린 의약품도 나왔다”고 말했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세포핵 안에서 기생한다. 이 때문에 만성으로 진행되면 약이 듣지 않는 경우가 번번이 일어난다. 의료진도 만성 B형간염 약물 치료 단계에서 증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는 ‘억제 효과’에 목표를 둔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라미부딘 아데포비아 클레부딘 등이 나왔지만 만성 B형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세포핵 안으로 뚫고 들어가지 않는다, 예방 백신은 없지만 만성인 경우라도 치료는 가능하다. C형간염 치료는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기간과 치료 성공률에서 차이가 난다. C형간염 약물치료는 페그인터페론을 1주일에 한 번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한국MDS의 ‘페그인트론’은 환자의 체중에 맞춰 주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바이러스 유전자 1형은 치료 성공률이 50∼60%, 유전자 2, 3형의 경우 치료율이 80%에 이른다.
○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
간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 간경화가 진행된다. 이때에는 피부에 쉽게 멍이 들거나 잇몸에 피가 나며 지혈이 되지 않고 사지가 저리는 증세가 나타난다. 간기능 검사를 해보면 효소나 황달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는다. 영양소를 간에 전달하는 간 문맥의 압력이 높아져 복강에 복수가 차는 등 합병증이 나타나는 단계라면 약물 치료도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합병증이 2회 이상 반복되면 사망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안 교수는 “간경화가 악화되는 것을 막지 못해 합병증이 재발한 상태에서 생명을 1년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판정이 나올 때 간 이식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간암으로 인해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 퍼졌거나 다른 조직의 암세포가 간으로 침투했을 때는 간 이식 수술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한간학회는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B형간염 백신을 철저하게 접종해야 한다”며 “C형간염을 예방하려면 지나친 음주, 문신, 피어싱, 면도기 및 손톱깎이 공동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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