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이 완연한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코스피는 지난주 2000을 넘어서며 상반기 강세장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켰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모두 비슷한 양상이다. 글로벌 경기가 불투명한 지금 증시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미국ㆍ유럽발 재정위기에 내려진 `처방전`은 유동성 대량 공급과 강한 저금리 기조다. 아직 유럽 쪽은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 유동성 공급 증가로 고비를 넘길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이 긴축정책을 채택할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는데 막대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재정 확대정책 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재정과 금융이 안정을 찾는 사이 미국과 중국 실물경기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는 당분간 주식시장 상승을 떠받치는 지지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펀더멘털 개선 속도는 무척 더디다. 기업 이익 증가 없이 주식시장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회의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필자는 좀 다른 시각으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대표적인 것이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주식이 싸고 비싼지는 절대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과거 평균치와 비교해 고저를 평가하게 된다.
과거 PER와 비교했을 때 지금 한국과 외국 주식은 조금 싼 편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다. 다른 비교 기준에 대입하면 어떨까. PER를 거꾸로 하면 주식이 만들어내는 이익률이 된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다른 투자 수단이 내는 수익률과 비교할 때 그 의미가 명확해진다. PER가 10이면 주식 이익률은 10%라는 말이다. 투자자는 이를 예금이나 채권 수익률과 비교해 주식의 매력도를 가늠할 수 있다. 가령 A투자자는 은행 이자율이 4%일 때 PER 10 이하에서만 주식 투자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자율이 2%로 내려갔다면 PER 20도 대안이 될 수 있다. PER 자체는 낮아지지 않더라도 다른 투자수단에 비해 상대적 이익률이 높다면 주식 투자 매력은 증가한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은 유례없는 저금리 국면을 겪고 있다. 이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예금 또는 채권에 비해 주식이 상대적 매력을 갖는 글로벌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최근 워런 버핏이 "은행 이자율이 물가 상승률과 세금을 상쇄할 정도로 높지 않기 때문에 경고 단계에 달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최근 외국인 주식 매수 증가, 특히 유럽계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를 이해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 당분간 글로벌 수준에서 주식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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