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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M&A로 커온 미탈 탈났다

글로벌 철강 공룡` 아르셀로미탈과 국내 톱 철강사인 포스코의 시가총액이 올해 하반기에 사상 처음 역전될 전망이다. 과감한 인수ㆍ합병(M&A) 전략으로 연간 조강 생산량 1억t을 자랑하던 세계 1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8일 기준 아르셀로미탈과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각각 306억달러와 305억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이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가 1억달러 선으로 좁혀졌다. 2009년 연평균 714억달러에 달했던 아르셀로미탈의 시가총액이 2년도 안 돼 400억달러 이상 증발한 탓이다. 포스코도 글로벌 철강 시황 하락에 따라 시가총액이 줄었지만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연내에 이 두 회사 시가총액이 역전될 것"이라며 "과거 아르셀로미탈의 M&A 과식이 최근 2년 새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탈은 1989년 카리브해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철강사 `이스코트`를 인수하면서 M&A 시장에 명함을 내밀었다. 1990년대 들어 멕시코 알제리 루마니아 폴란드 카자흐스탄 등 전 세계에서 매물로 나온 제철소를 독식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세계 2위이던 아르셀로에 대한 적대적 M&A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기존 성장전략을 고수하며 노후 설비를 잔뜩 쓸어담은 아르셀로미탈의 경쟁력은 급속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제철소를 직접 지어보지 않은 채 오로지 M&A로만 커온 탓에 철강산업 자체 경쟁력이 약했다. 아르셀로미탈의 오래된 제철소 설비는 포스코 등 현대식 제철소들에 비해 생산성이나 제조원가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유럽 미국에 주요 거점을 갖고 있는 탓에 인건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르셀로미탈의 유럽법인 매출은 미국법인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