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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주식투자…대담한 60대·소심한 20대

우리나라 20ㆍ30대 젊은 층은 원금 손실을 걱정하며 벌벌 떨면서 투자하는 반면 60대 노년층은 위험을 감수하며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을수록 투자는 공격적으로 하고, 나이 들면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투자 원칙과 상반된 결과다.

젊은 층은 안정적인 수입 기반이 약해 몸을 사리고, 노년층은 직장을 그만둔 상황에서 단기간에 큰돈을 마련해 긴 노후 생활을 준비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매일경제신문이 재테크 섹션인 머니앤리치 200호 발간에 맞춰 개인투자자 1만4269명의 투자 성향을 분석한 결과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20ㆍ30대가 가장 보수적이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위험감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2009년 3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주식투자를 위해 키움증권 계좌를 개설한 사람들이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시장에서 5명 중 1명이 이용할 만큼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공격투자형 비율에서 젊은 층인 20대와 30대는 각각 23.4%와 23.2%였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은 31.7%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성향은 총 5단계로 구분되는데 공격투자형은 손실위험 감수 정도가 가장 높다.

이처럼 연령별 투자 성향이 올바른 투자 원칙에 역주행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회의 고질병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간 돈을 불려야 하는 20ㆍ30대는 취업난과 결혼비용, 주택비용 부담에 가로막혀 있다. 20대는 불황으로 일자리 경쟁을 겪은 뒤 급등한 전셋값 등 결혼비용 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30대는 육아비용과 내집 마련을 위해 원금 훼손을 피하려고 한다. 40ㆍ50대는 사교육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여윳돈을 위험하게 굴리기 어렵다.

그러나 60대로 접어들면 투자 성향은 공격적으로 변한다. 현실적 부담에서 탈출한 것이 1차 원인이다. 자녀가 출가하고 나서 자금 수요가 줄어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더 많은 노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정 수입이 없고, 연금이 주수입원"이라고 답한 60대 이상의 비율은 17.3%에 달했다. 5% 미만인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편이다. 평균 수명은 늘지만 돈을 벌 일자리는 줄어드는 냉혹한 현실이 노년층을 초조하게 만든다. 미약한 노인 복지와 초보 수준의 퇴직연금도 불안을 키운다.

한편 20세 미만도 60대 못지않은 공격적 투자 성향을 보였다. 33.9%로 다른 연령층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