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리스트·풋조이 인수한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
샐러리맨의 성공신화 - 휠라 한국지사장 들어가 2007년 휠라 본사 인수
윤윤수의 '속도 경영' - 신흥시장 매년 50~60% 성장… 올해 中서만 600개 매장 내
"3년 뒤엔 나이키와 경쟁" - "종합 스포츠브랜드로 도약… 2014년엔 매출 30억달러"
휠라코리아 윤윤수(66) 회장은 스포츠 패션업계에서 '세일즈맨의 우상' '돈 버는 마술사'로 불린다. 회사원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업체인 휠라의 한국 지사장에 오르더니, 휠라 본사까지 인수해 세계 스포츠패션계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휠라 인수는 세계 선두를 지향하는 그의 목표에서 하나의 과정이었다. 그는 이번엔 약 1조3000억원의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를 품에 안았다. 전 세계 프로골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은 1949년 이후 지금까지 62년 동안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 ▲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윤 회장 성공의 요체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찾아낸 뒤 남보다 먼저 도전하는 '속도경영'에 있다. 아쿠쉬네트 인수 결정에도 그런 면모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말 아쿠쉬네트가 매물로 나온 순간부터 그는 '골프용품 업계 세계 1위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과 100년간 다져온 휠라의 패션 노하우를 합치면 세계 골프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회장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휠라의 축적된 노하우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아쿠쉬네트가 아시아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국내 스포츠 의류업체 중 매출액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휠라코리아가 직접 경영하고 있는 휠라 USA도 인수 당시엔 연간 6400만달러의 적자가 날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휠라는 브라질·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매년 50~60%씩 성장하고 있고 중국에선 중국 2위 스포츠 기업인 안타(Anta)와 합작해 올해에만 600개 매장을 냈다.
그는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2남7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생후 100일도 안 돼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는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30세에 해운공사(현 한진해운)에서 늦깎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미국 유통업체인 J.C.페니에서 신발·핸드백 등 구매 담당으로 두각을 나타내 37세에 신발제조업체인 화승의 수출 이사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1984년 개인회사를 차려 수출업무에 매달렸고, 그가 생산해 공급한 신발이 미국에서 1억달러어치가 팔릴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며 이름을 날렸다. 마침 국내 진출을 노리던 이탈리아 브랜드 휠라 경영진의 눈에 띄어 1991년 휠라코리아의 CEO로 발탁됐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7년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국내 브랜드를 세계 브랜드로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95년 된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까지 단번에 사들이면서 한국의 이름을 세계 속에 알리기로 생각한 것이다.
그를 이야기할 때 '창의력'과 '진실성'은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말이다. 글로벌 휠라를 인수할 때 중국·남미·유럽 등의 판매법인으로부터 브랜드 사용 로열티의 일부를 선불로 받아내기로 한 뒤, 인수 자금 4500억원 대부분을 은행에서 조달하고 선(先) 로열티를 받아 그 빚을 갚아 나가는 거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런 방식의 기업 인수는 한국 금융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를 신뢰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대규모 거래는 성사되기 불가능했다. 그는 항상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며 '신뢰'를 강조해 왔다. 그는 또 투자자들에게 3년 동안 회사를 성장시켜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지난해 휠라코리아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약속을 지켰다.
그의 지론은 '실패와 경험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 돈도 날려봐야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불리는 그도 사실 수차례 실패를 겪으며 회사를 옮긴 경험이 있다.
내수기업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는 휠라코리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 스포츠 의류·용품 회사로 거듭날 것을 천명했다. 윤 회장은 "2014년까지 휠라의 글로벌 매출을 30억달러까지 끌어올려 나이키·아디다스·리복과 겨루는 세계 4위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골프용품 글로벌 1위 브랜드 인수를 넘어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 당당하게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그의 목표가 얼마나 빨리 현실로 나타날지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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