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필자는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라는 칼럼(5월2일 칼럼 참조)을 통해 No라고 말할 용기가 필요한 시점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칼럼이 나갔던 날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모두가 하락을 외치는 가운데 1064.9원까지 저점을 기록하며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추가 하락의 신호탄이기 보다는 하락세를 외치는 시장 참가자들의 비중이 90%가 넘어갔다는 신호탄으로 판명됐다.
급기야 5월5일 어린이날, 대부분의 서울환시 참여자들이 시장을 떠나있던 틈을 타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1098원까지 폭등하며 서울환시 참여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바 있으며, 이후 4영업일 동안 한 번을 제외하고 좀처럼 1080원 아래로 내려서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하락을 외치던 달러대비 원화 환율의 드라마틱한 반등은 상품시장에서의 투기세력들의 이익실현에, 유로존의 부채문제 및 중국을 위시한 글로벌 경제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가 어우러진 결과다. 길게는 작년 5월, 짧게는 작년 11월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달러화 하락 추세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또한 달러화의 약세가 상품시장 가격의 투기적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주식시장 상승의 근거를 제공하는 삼각 연결고리가, 이번에는 상품시장에서의 이익실현이 달러화의 상승 조정을 야기하며,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선호 심리를 약화시키는 새로운 삼각고리의 모습으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 관심은 이번 달러화의 반등은 어디까지이며, 조정으로 끝날 것인지,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2주전까지 이어졌던 달러화의 약세 추세가 언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할 지부터 살피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2010년 5월 국제적으로는 스페인 발 유럽 재정위기감과 국내적으로는 천안함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무사히 넘기며 형성되기 시작한 중기하락 추세선에서 그 시작을 찾고 있다. 특히, 이 추세선은 작년 11월 연평도사태와 올해 3월 일본 대지진사태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돌파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유지돼 왔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달러화 조정에 따라 투자자들은 상승 시 무리한 ‘달러화 숏(달러매도)포지션 물타기’보다는 기술적으로 보이는 달러대비 원화 환율 1105원선, 달러대비 유로화 1.40선, 달러대비 호주화 1.02대까지 이번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두며, 중기하락 추세선의 저력을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이번 레벨들에 대한 돌파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추세선은 ‘중기’ 하락추세에서 ‘장기’ 하락 추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조정 없는 추세는 없는 법이며, 그런 추세는 앞에 중기나, 장기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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