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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月3000달러에 '인터넷 평판 관리'… 비싸도 의뢰 몰려

기업들이 직원 채용때 인터넷 흔적 조사하자
게시물 삭제 대행 인기…
의뢰인에 대한 호평 없으면 자료 작성해 인터넷 뿌려

  요즘 미국의 대부분 기업은 직원을 채용하기 전 인터넷에 떠도는 지원자의 '흔적'을 검색한다.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원자가 남긴 글,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등을 꼼꼼히 살펴 사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일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 탓에 경력이나 인간관계가 망가지는 사례가 늘면서 개인의 인터넷 평판을 관리해주는 회사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출 원하는 정보 최대 강조

'레퓨테이션(reputation·평판)닷컴' '인테그리티 디펜더스(Integrity Defenders·결백 지킴이)' 같은 평판 관리 회사들은 검색 엔진에 의뢰인의 이름을 입력했을 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정보만 뜨도록 관리해준다. 이혼한 전 배우자가 트위터에 남긴 험담, 술 취한 모습을 찍은 동영상, 이전 직장에서 작성했던 부실한 보고서 등이 삭제 대상이다. 의뢰를 받으면 이 회사들은 우선 인터넷에 존재하는 의뢰인의 정보를 모두 뽑아 목록을 작성한다. 지워졌으면 하는 정보와 드러내고 싶은 내용을 의뢰인이 분류하면 본격적인 관리 작업이 시작된다.

레퓨테이션닷컴 앨런 아산테 사장은 "부끄러운 게시물의 삭제를 가장 먼저 시도한다. 그러나 완전히 삭제하기가 어려울 경우엔 긍정적 정보가 먼저 뜨도록 검색 결과 순서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구글 등 대부분의 검색 사이트가 많이 클릭한 게시물이 먼저 뜨도록 설정돼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방법이다.

타임은 "의뢰인에 관한 좋은 게시물이 너무 없을 경우, 자료를 새로 작성해 인터넷에 뿌리는 방법도 쓴다"고 전했다.

◆한 달 3000달러… 비싸도 인기

레퓨테이션닷컴이 인터넷 평판 관리를 위해 청구하는 금액은 월 3000달러. '구글 검색 결과 1페이지에서 부정적 정보를 삭제를 원하면 498달러, 2페이지까지는 929달러'처럼 맞춤형 청구서를 발급하는 회사도 있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의뢰인에 대한 험담을 반복해 올리는 일도 잦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평판 관리 회사들의 설명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계속 증가해, 레퓨테이션닷컴의 2010년 매출은 전년 대비 600% 늘었다.

온라인 게시물을 없애는 작업엔 고도의 법적 지식과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부분의 사이트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경우 과거 게시물 삭제가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검색 결과에 드러나지 않게 해달라는 신청을 받기는 하지만 불법 게시물이 아니면 정보를 잘 지워주지 않는다. NYT는 "자신의 정보를 숨기지 못해 절박해진 사람들은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가 게시물 삭제를 위해 사이트 운영자와 한 달 이상 협상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