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일본 대지진] 아이패드 핵심부품 공장 스톱… 애플, 쓰나미에 흔들
['세계 부품공장' 일본 타격… IT업체 등 글로벌 부품대란 예고]
핵심 재료인 'BT수지', 절반 공급하는 업체 문닫아… 애플 주가 4.5% 하락
자동차·가전·컴퓨터 등 美·대만·유럽업체 타격 예상… 한국도 사태 장기화땐 충격
일본 전자부품소재 업체 '미쓰비시 가스 케미컬'(MGC)은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현(일렉트로테크노공장)과 이바라키현(가시마공장)에 있는 공장을 모두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지진이 덮치면서 공장 설비와 건물이 파손된데다 일부 직원은 실종상태여서 회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 일본정부의 계획 정전으로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공장 가동은 꿈도 꿀 수 없다. MGC는 "정확한 피해 추산조차 불가능하다"고 밝혔다.MGC는 BT수지(bismaleimide triazine resin)라 불리는 스마트폰·태블릿 PC의 핵심 재료를 만드는 업체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50%나 된다. 애플의 아이패드·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중국 지역 업체들에 공급하는 물량의 절반을 책임진다. 앤드루 루(Andrew Lu) 홍콩 바클레이캐피탈 연구원은 "MGC가 BT수지를 2~3개월 공급하지 못하면 스마트폰·태블릿 PC 제조업체들이 부품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지진 사태가 1주일을 넘기면서 세계 스마트폰·태블릿 PC 공급 체계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이패드2 열풍'의 주인공인 애플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애플은 아이패드2를 지난 11일 출시해 100만대 이상 팔던 중 일본 지진 사태를 맞았다. 미국 IT전문지 컴퓨터월드는 "당장은 (비축한 재고 때문에) 영향이 없겠지만 애플이 2~3개월 내에 (일본 지진으로 인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는 시기도 미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주가도 16일(현지시각) 4.5% 하락했다.
일본 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아이패드 부품·재료업체는 MGC만이 아니다. 도시바(메모리반도체), 세이코홀딩스(배터리), 아사히글라스(LCD 화면용 유리), 무라타 제작소(통신용 반도체) 등이 일본 지진 여파로 공장을 일시 멈췄거나 아직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PC·휴대전화·가전·자동차까지 '세계적 부품대란' 우려
아이폰·아이패드뿐 아니라 다른 IT 업체들도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소니에릭슨 관계자는 "일본 지진이 부품 공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자세한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IT 업체들은 대부분 '3단계 공급망'을 갖고 있다. 일본이 소재와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대만과 한국에서 이를 수입해 중간 부품으로 가공한 다음, 중국과 한국에서 최종 제품으로 조립해 미국·유럽 등지로 수출한다. 결국 일본 부품·소재 업체에 이상이 생기면 PC·휴대전화·가전제품을 아우르는 전 세계 IT제품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 부품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한국 업체보다 일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킨서스 인터커넥트 테크, 난야, 유니마이크론 등 대만 전자회로기판 제작업체들은 생산 차질 우려가 나오면서 17일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대만 정부도 부품 부족 사태에 대비해 전자 부품에 매기는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키아 등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미국·유럽 IT 업체들도 부품 부족을 우려해 일본 거래처의 피해 파악에 나섰다. 심지어 미국 자동차 업체들까지 반도체 부품 걱정을 하고 있다. 프리스케일·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미국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력이 높은 일본에 공장을 세워 미국에 부품을 납품해왔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그나마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개월 재고를 확보하고 비상사태에도 부품을 다른 업체에서도 수입할 수 있도록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부품 업체의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외 반도체 소재(웨이퍼) 업체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경쟁적으로 재고 확보용 물량을 주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BT수지
일본 미쓰비시 가스 케미컬(MGC)이 개발한 플라스틱성 소재. 내열성(耐熱性)이 뛰어나 스마트폰·PC 등에서 반도체(칩)와 반도체를 연결해주는 회로 기판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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