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3·11 일본 대재앙] 한국, 日과 달리 원자로 밖에서 만든 수증기로 터빈

입력 : 2011.03.14 03:01

격납용기 부피 훨씬 커 내부 압력 서서히 올라가
"日 원전보다 안전성 높다"

일본의 원전(原電)사고를 보면서 국내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다행히 국내 대부분의 원전은 기본 설계가 후쿠시마 원전보다 안전성에서 낫다는 평가다. 후쿠시마 원전은 비등경수로(BWR) 방식이다. 반면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은 가압경수로(PWR) 방식으로 건설됐다. 월성 1~4호기를 제외한 17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이 방식이다.

원전에서는 원자로 안의 핵연료봉에 중성자를 쬐어 핵분열을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 수증기로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가압경수로와 비등경수로는 '수증기를 어디서 만드느냐' 차이로 구분된다. 비등형은 원자로 내부에서 바로 물을 끓여 수증기로 만든다. 반면 가압형은 압력을 가해 물을 섭씨 300도 이상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이 물을 밖으로 빼내 그 열로 원자로 밖 증기발생기에서 수증기를 만든다.

비등경수로는 수증기를 원자로 내부에서 만들기 때문에 원자로 내부에 물이 반 정도 차 있고 나머지는 수증기가 차 있다. 반면 가압경수로 내부에는 물만 가득하다. 물이 많으면 원전에 사고가 났을 경우 원자로 내 핵연료봉의 온도가 천천히 올라간다.

둘째, 가압경수로는 원자로를 둘러싼 격납용기가 비등경수로보다 훨씬 크다. 부피가 크면 내부 압력이 서서히 올라가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더 가질 수 있게 된다. 가압경수로는 또 사고가 났을 때 핵반응을 중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제어봉이 원자로 위쪽에 달려 있다. 비등경수로는 제어봉이 아래쪽에 있어 이번 사고처럼 핵연료가 녹아서 아래로 흘러내릴 경우 손상되기 쉽다.

가압경수로도 약점은 있다. 서울대 황일순 교수(원자핵공학과)는 "원전 내부의 압력이 더 높은 가압경수로가 지진 같은 충격을 받을 경우 배관 등이 손상될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약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