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7년 후엔 10대 중 1대가 '친환경車'… 중국의 전기차 준비, 한국 추월했다

[2011 전기자동차 전문가 포럼]
"미국, 이미 충전소 짓기 시작…
올해가 전기차 보급 원년 될 것"

중국은 '전기자동차 천국'을 꿈꾼다. 2020년까지 투자할 돈만 최소 17조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5년까지 세계 최초 전기자동차 100만대 보급을 선언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조선미디어 그룹의 경제투자매체 조선비즈는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 대학 P3디지카센터(소장 권인소)와 공동으로 '2011 전기자동차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 전기자동차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번 포럼은 서남표 KAIST 총장의 인사말에 이어 김정호 KAIST 전기전자학과 교수의 사회로 현대자동차 이기상 상무(하이브리드카 개발실장), 한국GM 매트 슈뢰더 상무, CT&T 김호성 전무(연구소장), 조동호 KAIST 교수(온라인 전기자동차 사업단장), 한국전기자동차산업협회 원춘건 회장 등이 열띤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한국, 중국과 비교해 뒤처져 있나?

전문가들의 관심은 중국의 공격적인 전기차 육성 전략이 성공할 것인가에 모아졌다. 매트 슈뢰더 한국GM 상무는 "BYD 등 중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카 등 다른 친환경 자동차(Green Car)는 개발하지 않고 오직 전기차에만 초점을 맞춘다"면서 "한국은 배터리 등 부품에서 앞서 있고, 중국은 전기차 전반적인 부문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춘건 한국전기자동차산업협회장은 중국보다 한국이 2~3년 뒤처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일 기술 문제가 아니다. 총체적인 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서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때 전기버스, 배터리 교환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우리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대수 목표가 고작 800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기상 현대차 상무는 "중국은 내연기관 자동차에 관한 기술력이 없어 전기차로 바로 간 것"이라면서 "중국은 대부분 국영 기업 아닌가.당이 결정하면 수익이 없어도 가는 것이 중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 편의성, 차량의 완성도와 안정성 측면에서 중국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호성 CT&T 전무는 "현재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전기차 보급 제도를 먼저 마련하는 국가가 전기차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전기차 시대는 오나

각국의 온실가스 규제와 유가 상승으로 친환경 차량 개발은 대세지만, 친환경 차량 중에는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종류도 많다.

이 상무는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가격의 55~70%를 차지하는 것이 배터리인데 가격이 20분의 1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순수 전기차의 대중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께는 전 세계 차량의 10% 이상이 친환경 차량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각 가정의 첫 번째 차가 아닌 두 번째 자동차(secondary car)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슈뢰더 상무는 "지난해부터 시판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GM의 볼트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유사한 장거리 운행용 전기차(EREV)"라면서 "순수전기차는 실용성이 떨어지고, 수소 연료전지차는 매우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가 넓은 의미의 전기차 보급 원년이 될 것이라는 데 크게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호성 CT&T 전무는 "왜 중대형차, 풀스피드(Full Speed) 차량만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미국 플로리다주의 '더 빌리지(The Village)'라는 고급 주택단지에는 4만 가구가 총 3만8000대의 골프 전기차를 몰고 다닌다"고 말했다. 소량 다품종 도시형 전기차 시대는 이미 열려 있다는 설명이었다. 순수 전기차 시대를 낙관하는 원 회장은 "그동안 전기자동차 업계에는 '전기차가 보급돼야 충전소가 생긴다' '충전소가 있어야 전기차가 보급된다'를 놓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을 벌였는데 논쟁도 끝나가고 있다"면서 "뉴욕시가 올 9월까지 시(市) 전역에 100개 충전소를 설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동호 KAIST 교수는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의 재료는 흔해 빠진 모래지만, 아쉽게도 리튬은 전 지구에 매장량이 정해진 희소 금속인 데다 가격도 오르고 있다"면서 "전기 버스 가격이 6억원을 호가하는 등 배터리 가격은 쉽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