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13 20:04 / 수정 : 2011.03.13 21:19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인터컨티넨털 호텔내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석유공사가 아부다비 유전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한.UAE 정상회담 결과 발표’ 전문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한.UAE 정상회담 결과 발표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 중동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와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소식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몇 시간 전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통화를 했습니다. 일본이 겪고 있는 엄청난 재난에 일본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큰 피해를 당하고도 일본 국민이 매우 침착하고 성숙하게 대응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 한국도 즉각 구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간 총리께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지리적.역사적으로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어려움을 겪을 때 남보다 먼저 돕는 것은 당연한 도리로서 구조대를 즉시 파견하겠다는 말씀을 수상에게 전했습니다. 일본이 하루속히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고 다시 한번 일본 국민에게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곳 아부다비는 1년 3개월 전, 원자력 발전소 수주 소식을 전했던 바로 그곳입니다. 이곳에서 또다시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조금 전 저와 UAE 칼리파 대통령, 양 정상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아부다비 유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서명식을 가졌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특별히 협력해주신 칼리파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함께 애써주신 아부다비 정부측과 ANDOC(아부다비국립석유공사)의 모든 관계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의 극소수 석유 메이저 기업들만이 참여해 온 어쩌면 ‘꿈의 지역’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이후로 어느 나라도 진입하지 못했던 UAE 아부다비 유전의 문을 무려 30~40년 만에 다시 연 첫 나라가 됐습니다.
오늘 양해각서 체결로 한국은 실제 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 기준으로 최소 10억 배럴 이상의 대형 생산 유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내년 2012년 중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번 유전은 우리가 확보한 유전 중에서 단일유전으로서는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지난 30년간 약 60건에 걸쳐 확보한 총 매장량의 절반 이상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아직 개발하지 않은 3개(육상 2, 해상 1)의 유전에 대해서도 아부다비 정부와 추가로 계약하였습니다. 수억 배럴의 매장량이 기대되는 좋은 유전들입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취임할 때 우리나라 석유와 가스 자주개발률은 4%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서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에너지 외교를 통해서 노력해 왔고 이번 유전 확보까지 합하면 자주개발률이 약 15%로 올라가게 됩니다. 정부는 최소한 일본이 그동안 이룩한 자주개발률 수준인 20%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자주개발률 20% 달성은 세계 원유 수급이 불안하더라도, 우리가 해외에서 개발한 원유를 도입하게 됨으로써 수급 불안을 일부 극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양국 정부는 아부다비 원유 600만 배럴을 우리 비축시설에 저장하고, 필요시 우리나라가 우선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데 합의, 서명하였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원유 비축 예산 7천억 원도 절약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불안정해지고 있는 원유 도입 여건 속에서 이번 유전 확보와 공동 비축은 우리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에너지 안보를 위한 대비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남다릅니다. 저는 지난 1979년 한국 기업 최초로 이곳 UAE에 진출했을 때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많이 부러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이제 30년이 지나 에너지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무척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내일 UAE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문일답
--아랍에미리트가 한국과 계약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이며, 어떤 외교적 노력이 있었습니까.
▲무엇보다도 양국의 신뢰가 두텁다는 데서부터 출발했다고 봅니다. 실은 1년 3개월 전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을 맺은 뒤 작년 5월에 모하메드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양국의 진정한 협력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유전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양국 협력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다른 여러 면에서 아부다비 UAE의 장기발전계획에 협력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 이후 여러 차례 007 작전과 비슷하게 우리가 특별팀을 만들고, 특사도 7~8번은 갔었을 것입니다. 저는 정상회담이 있을 때마다 또 개별적으로 만나고 했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를 위시한 세계 메이저 회사들이 한국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됐다면, 우리가 서명하기 직전까지도 알았더라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아부다비 측 유전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ANDOC에서도 한국은 아직도 독자적으로 유전을 개발할 능력이 없고 경험도 없다는 점에서 반대를 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또 실제 석유공사는 한국 회사들이 외국 메이저들의 10~20% 정도 그냥 포션(부분)만 참여하는 정도(의 수준)에 있었지, 독자적으로 (유전개발)한 기업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국이 과거에 조선이나 자동차, 반도체를 만들 때도 경험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닙니다. ‘경험 없이 했지만 우리 한국 기업인들, 국민들의 열정 이런 것들이 세계 1등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것도 할 수 있다’는 그런 우리들의 주장에 대해 여기 고위층의 대통령이나 왕세자들께서도 인정해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 자신의 어떤 그것보다는, 한국 국민들의 저력을 믿고 여기도 한번 해 보면 되지 않겠느냐, 한국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인정해줬을 것입니다) 한국이 메이저에 참여하게 되면 아부다비 측도 여러 선진국 메이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밖에 그런 것들이 모두 갖추어져서 (이번 MOU가 성사)되었고, 또 우리 언론들도 협조를 해 줬습니다. 서명할 때까지 여러분들이 협조를 해 주셨습니다. 양국이 다 서명하기 전까지는 일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명을 하게 됐기 때문에, 이것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 기회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20%를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과거에는 하청자로서 들어갈 때고, 이제는 메이저의 첫걸음을 디뎠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의 행보는 공개된 상태에서 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저는 선거 공약 때 일본이 20% 가까운 에너지 자급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20% 자급률을 올려야 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과거에 해외와 협력한 경험도 있었지만 우리가 그 정도는 최소한 돼야만 주기적으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임기 시작될 때 보니까, 오랜 기간 4% 정도 자급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동안에 우리가 노력을 참 많이 한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실무적으로도 노력을 많이 했고, 오늘 이 기회로 해서 (자주개발률이) 15%까지 됐고 우리가 최소한의 숫자를 오늘 아부다비 측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또 저희가 지금 협력할 대상을 갖고, 목표를 갖고 지금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내년까지는 2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을 합니다. 여하튼 할 수 있는 것은 단 1%라도(더 있다면) 더 노력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 또 에너지 위기가 왔을 때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들 앞에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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