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07 14:11 / 수정 : 2011.03.07 14:27
- ▲ 최근 3개월간 달러 지수(dollar index) 흐름/자료=마켓워치
헤지펀드 등 국제 금융시장의 큰 손들은 최근 달러화를 대량으로 매도하는 대신 유로화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
◆ 외면 받는 달러화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지난 4일 최근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유로당 1.4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1.4008달러까지 올랐다.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 대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지수는 지난 한 주간(4일 마감) 1% 넘게 하락했다. 이는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1.7%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헤지펀드와 외환딜러들은 달러화를 팔아치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자료를 인용, 2월 넷째 주(22일 마감)에 20만564계약이었던 달러화 매도 포지션이 1주일 후 28만1088계약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즉, 달러화 매도 포지션 총액은 같은 기간 115억달러 증가한 39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사상 최대치인 360억달러보다 30억달러나 많은 규모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CME에서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오를 것이란 데 베팅한 액수는 88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 금리 인상 여부가 반등 관건
달러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등 금융 완화 정책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가 2년 넘게 제로(0)인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해 11월 2차 양적 완화 정책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연준은 오는 6월까지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6000억달러를 풀기로 돼 있어 과잉 유동성(자금)에 따른 달러화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달러화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앤드루 부쉬는 4일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려면 다른 국가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심리가 커져야 한다”며 “연준이 2차 양적 완화를 끝내거나 현재 예상보다 금리를 더 빨리 인상할 것이라고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CB가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면서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 후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해 유로화 가치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에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최근 3주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 1월 기록한 16주 만의 최저치(1.2871달러)와 비교하면 9% 가까이 올랐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도 “유로화는 올해 더는 약세를 보일 것 같지 않다”며 유로화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모간스탠리는 “유로화는 유럽의 재정 위기 탓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ECB가 긴축으로 돌아서는 순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전망치는 당초 1.3200달러에서 1.3800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2분기 전망치는 1.3000달러에서 1.4300달러로, 4분기 전망치는 1.2400달러에서 1.4500달러로 각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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