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차이나 리뷰] 全人大가 외친다 "중국, 이제 內需다"
곧 승인할 '12차 5개년 계획' 수출→소비주도로 역사적 전환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 키우고 각종 소비 진작책 쏟아질 것
세계경제엔 엄청난 부양 효과
무엇보다도 중국 경제 모델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난 30년간 중국이 유지해왔던 수출·투자주도형 경제구조를 중국 소비자가 성장을 주도하는 모델로 바꾸는 것이다. 1970년대 후반 개혁개방의 문을 열었던 5차 5개년 계획이나, 1990년대 중반 국영기업 개혁을 이끌었던 9차 5개년 계획처럼 이번 12차 5개년 계획도 중국 경제의 핵심가치에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이 변화는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 아주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이 원대한 계획의 시작은 4년 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처음으로 4불(四不)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4불이란 중국 경제가 겉으로는 발전하지만 갈수록 불안정해지고(不穩定) 불균형이 확대되며(不平衡) 부조화(不協調)와 지속불가능성(不可持續)이 커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2008~2009년 세계 경제위기는 4불을 이론적인 추측이 아니라 시급히 해결할 문제로 만들었다. 경제위기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오랜 기간 선진국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선진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성장 동력으로 삼았는데 그런 시대가 끝난 것이다. 중국 정부로서도 내수 확대 이외에 대안이 없다.
12차 5개년 계획의 핵심 목표도 내수 확대에 있다. 이와 관련된 정책은 크게 3가지 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첫째, 중국은 수출·투자 주도형 성장을 뒷받침했던 제조업 발전모델과 점차 거리를 둘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발전모델은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를 성장시켜왔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자본집약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 기존 제조업 모델로는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 ▲ 일러스트=김현국 기자 kal9080@chocun.com
이 전환을 통해 중국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서비스업의 고용효과는 제조업이나 건설업보다 35% 이상 높다. 경제성장은 다소 느려지겠지만 중국은 고용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자원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에너지를 덜 쓰고 친환경적이라는 이점도 있다.
둘째, 새 5개년 계획 아래서 중국은 소득 향상을 통해 소비를 늘릴 것이다. 이 정책은 특히 1인당 평균 소득이 도시 노동자의 30%에 불과한 농촌지역 노동자의 소득을 올리는 데 초점을 둘 전망이다. 이런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는 농촌 지역의 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세금 정책, 농촌 토지 소유권 확대, 농업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기술 개발·보급 프로그램 같은 조치를 도입할 것이다.
하지만 농촌 출신의 소득을 확대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핵심 정책은 농촌 인구를 도시로 이주하도록 장려하는 일이다. 이미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1500만명에서 2000만명의 중국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주했다. 이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는 호구제도(인구이동을 막기 위한 거주지 등록제도)를 완화하게 될 것이다.
서비스 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세제(稅制) 혜택을 통해 농촌지역의 소득을 높임으로써 중국 정부는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42%에 불과한 개인 소득(미국의 절반 수준이다)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하지만 내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임금을 올리는 것 이상의 정책이 필요하다. 바로 저축에서 소비로 사람들을 돌려세우는 일이다.
이 이슈가 소비 진작 정책의 세 번째 축을 이룬다. 앞날을 대비해 번 돈을 족족 은행 예금에 넣어버리는 사람으로 하여금 돈을 쓸 수 있게 만드는, 사회안전망 확충이다. 중국은 특히 사회보장보험, 민영연금, 의료보험과 실업보험처럼 서류상에는 존재하지만 실제 기금 규모는 비참할 정도로 초라하다. 예를 들어 2009년 중앙과 지방정부의 퇴직자 지원프로그램과 민영 퇴직연금을 합친 중국 전체의 퇴직 관련 자산 규모는 2조4000억위안(3640억달러)이었다. 중국 노동자 한 사람이 퇴직 후 평생 받을 수 있는 돈이 470달러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며 돈을 모으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중국은 새 5개년 계획에서 당장 이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
12차 5개년 계획에는 소비 진작을 위한 3가지 핵심 정책 이외에도 많은 정책이 포함된다. 생명과학과 대체에너지, 신물질개발과 차세대 정보통신기술 같은 신규 전략 산업 육성도 그 중 하나로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중국 내수 소비자에 대한 강조는 아마 새로운 5개년 계획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될 것이다. 내 예측으로는 이 계획을 통해 중국은 현재 경제에서 36%에 불과한 소비를 2015년 42~45%까지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정책은 중국의 교역상대국에도 엄청난 경제 부양 효과를 낳을 것이다.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성장이 정체돼 있는 유럽과 미국 경제에도 말이다. 12차 5개년 계획은 현대사에서 가장 대규모 소비진작책이며, 위기를 겪는 오늘의 세계 경제에서 이보다 필요한 것도 없다.
하지만 여기에도 숨은 문제점이 있다. 중국이 내수 위주의 성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이고 미국 국채같은 선진국의 자산을 사줄 여유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미국 같은 채무국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 결과, 세계 경제가 중국이 선두에 서고 선진국들이 발을 땅에 질질 끌며 따라오는 식의 비대칭적인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는 12차 5개년 계획이 낳게 될 의도치 않은 결과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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