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조달위해 최저세 도입
해리스 ‘증세’ 트럼프 ‘감세’
美 대선 결과따라 운명 갈려
“현재 법인세율은 21%이지만, 100대 기업이 실제로 내는 세금은 2.6% 수준이다. 이들 기업이 세금을 더 내도록, 최저 법인세율을 15%까지 올리겠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연간 10억달러 이상 이익을 거두는 1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저 법인세율 15%를 적용하는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현행 법인세율은 21%이지만, 각종 공제 제도가 있기 때문에 이들 100대 기업들이 실제로 내는 평균 연방 법인세율은 2.6%에 불과하다.
이 세법안이 확정되면 애플과 알파벳,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번 법인 최저세율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향후 10년간 약 2500억달러의 세수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재무부는 오는 12월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중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100대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최저 법인세(CAMT·Corporate Alternative Minimise Tax)’ 규칙 초안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얻는 기업에 15%의 법인 최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연방 법인세율은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책정된 21%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블룸버그와 NYT에 “(실제 세율은 2.6%에 불과하므로) 이번 조치는 세금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라면서 “(대기업들이) 회계사와 변호사를 동원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발생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청정에너지 세액 공제를 충당하기 위해 대기업 법인세율 인상 카드를 꺼낸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기업들이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루벤 아비-요나 미시간대 세법 교수는 WP에 “기업들이 세금을 낮추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경로들을 차단했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기업들과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닐 브래들리 미국 상공회의소 수석 부사장은 성명에서 “세법이 왜곡되고 복잡해져 미래 경제 성장에 투자하는 기업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번 개정안이 나오면서 초접전 양상인 대선 정국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새로운 대기업 대상 법인 최저세액 증액 계획의 운명은 11월 대선 결과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도입한 감세 정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또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15%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은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고 중소기업과 저소득 가정을 위한 세금 혜택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정책을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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