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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숫자와 통계

과연! 공무원들의 천국 프랑스… 3분의1은 週 35시간도 일 안해

 

추가 유급휴가 남발, 개혁안 먹히지 않아

입력 2019.03.28
 

프랑스 공무원 중 약 3분의 1은 법정 근로시간인 주(週) 35시간을 채우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사적인 이유로 '추가 유급휴가'를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회에선 공무원들의 태업 문화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566만명에 달하는 프랑스 공무원 조직은 노동인구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해 개혁 방안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26일(현지 시각) 자국 공무원 110만명을 표본으로 근무 행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10만명 중 31만명의 공무원이 일주일에 35시간 미만으로 일하고 있었다. 프랑스 공무원들은 법적으로 주 35시간 일하고, 연(年) 5주의 유급휴가를 보장받는데, 지자체장들이 '추가 유급휴가'를 남발한 탓에 평균 근로시간이 주 35시간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들이 추가 휴가를 챙긴 사유에는 황당한 것들이 많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공무원들은 '중고 장터에 가기 위해' '이삿짐을 옮겨야 해서' '은행을 가기 위해' 등의 이유로 6일씩 추가 휴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되세브르주 공무원들은 1년에 무려 10주가 넘는 휴가를 받았는데, 지자체장이 '겨울에 일하느라 고생한다'는 이유로 이틀씩 추가 휴가를 주었기 때문이다. 파리의 한 부서는 직원들에게 출근 기록을 알아서 작성하도록 맡겨놓는 바람에, 13%의 직원들만이 자신의 출근 기록을 정상적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프랑스 공무원은 평균 월급이 320만원에 달하고, 정년은 60세가 넘어 인기 직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거대한 공무원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GDP 대비 세금 비율이 46.2%로 OECD 국가 중 1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임기 내 공무원 12만명을 줄이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최근엔 지방 공무원들의 '추가 유급휴가'를 없애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미 거대해진 공무원 조직을 개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