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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숫자와 통계

베일 벗은 美 빅테크 급여, 애플 엔지지어 최대 연봉은 4억8000만원

입력 2023.01.08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iOS)를 다루는 엔지니어의 연봉은 최대 4억80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애플, 구글 등의 연봉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주 등이 올해부터 근로자를 채용할 때 연봉 범위를 공개하도록 하는 ‘급여 투명화법’을 시행하면서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의 임금 수준이 알려졌다.
 

6일(현지 시각)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급여 투명화법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채용 공고를 낼 때 연봉의 상-하한선을 공개했다. 급여 투명화법은 캘리포니아에서 15명 이상을 고용하는 업체일 경우 임시 일자리부터 고임금 기술 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애플은 iOS를 다루는 엔지니어 매니저 채용 공고에서 22만9000~37만8000달러(약 2억9000만~4억8000만 원)의 급여를 제시했다. 애플 디스플레이 경력 기술자 연봉은 11만3500~20만7000달러(약 1억4000만~2억60000만 원), 와이파이 품질 관리 신입 엔지니어는 11만3500~17만2000달러(약 1억4000만~2억2000만 원)였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을 20만5000~28만1000달러(약 2억6000만~3억5000만 원)로 제시했다. 법무부 실장에게는 19만~25만6000달러(약 2억4000만~3억2000만 원), 머신러닝과 관련된 데이터 과학자에게는 19만7000~26만9000달러(2억5000만~3억40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MS는 콘텐츠디자인 디렉터 구인 광고에서 연봉을 25만9000∼27만7000달러(약 3억3000만~3억5000만 원)로 제시했다. 아마존의 엔지니어링 디렉터 연간 급여는 22만∼29만8000달러(약 2억8000만~3억8000만 원), 구글의 엔지니어링 부사장 연봉은 55만 달러(6억9000만 원), 구글의 중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은 12만6000~19만 달러(약 1억6000만~2억4000만 원)였다.

빅테크 기업이 이번에 공개한 급여 정보를 취합한 사이트(Comprehensive.io)에 따르면 직종별 평균 최대 연봉은 데이터 과학자가 21만2,000달러(2억6700만 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0만 달러(2억5200만 원), 제품 매니저 19만7000달러(2억4800만 원), 제품 디자이너 18만8000달러(2억3700만 원) 순이었다.

CNBC는 “급여 투명성법은 고용주가 보수 총액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회사는 주식, 보너스 등에 대한 정보를 생략할 수 있어 일부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연봉 총액으로 기본 급여에 추가 수당이 더해진다며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을 9만~90만 달러(약 1억1000만~11억3000만 원)로 제시했다. CNBC는 “일부 기업은 급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법 취지에 맞지 않게 연봉 상하한선 격차를 5∼10배 정도로 벌려 오히려 애매한 급여 범위를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의 급여 투명성법은 성별과 인종에 따른 임금 격차를 줄이고 소수 민족과 여성이 노동 시장에서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인구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83센트를 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캘리포이아주 상원의원인 모니크 리몬은 “남성과 여성이 같은 양의 일을 하면서 동일한 급여를 받으려면 다른 요소들이 필요하다”며 “그중 하나가 급여에 대한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