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낀 세계경제, 또다른 충격 온다” vs “美 증시 20% 이상 오른다”
전문가들의 글로벌 경제 전망
코로나 사태 3년 차를 맞는 올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는 확신보다 혼돈에 더 가깝다. 오미크론 코로나 변이 확산, 미국·중국 간 갈등과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발(發) 돈줄 조이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 대치 등 지뢰들이 곳곳에 매복해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에 대해 독일 연구진은 “부스터샷을 맞으면 방어력을 100% 회복 가능하다”고 한 반면, 미국 컬럼비아대는 “백신 3차 접종도 오미크론 방어에 충분하지 않다”는 정반대 결과를 내놓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올해 전망도 양극단으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과도한 부채 거품이 꼭지에 근접했기 때문에 터질 순간만 남았다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문제는 곧 잠잠해지고 물가가 안정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한다.
과연 올해 경제는 어떠한 길을 걷게 될까. 글로벌 경제 구루(대가)들의 전망을 모아봤다.
◇”코로나 이후 또 다른 경제 충격 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회장은 지난달 경제 방송 CNBC에서 “코로나 이후 또 다른 경제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한 충격의 근원은 ‘미·중 무역 전쟁’이었다. 그는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여 미국의 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 실업자도 속출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미·중 무역 전쟁의 후유증을 크게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 내 일자리는 1년 만에 30만개 이상 사라지고 미국 기업들은 1조7000억달러(약 2018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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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 회장은 경제 충격에 대비하려면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목록)를 다각화하고 가상 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에도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국가는 돈을 계속 찍어내는 대신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코로나 극복용 지원금이 만든 ‘부채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투자 전설’ 워런 버핏의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지난달 초 호주의 한 콘퍼런스에서 “최근 자본시장의 버블(거품)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보다 심하게 미쳤다(crazier)”고 말했다. 그는 많은 미국 기업이 수익 대비 35배 정도 가격에 거래되는데, 이는 최근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극단적인 밸류에이션(기업평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닷컴 버블은 2000년에 터져 버렸다”고 했다.
거품을 경고한 또 한 명의 구루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그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 창업자였다. 그는 트위터에서 “지금은 1920년대보다 투기가 더 많고 1990년대보다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했다. 현재 증시가 1929년 경제 대공황 직전이나 1990년대 말 닷컴버블보다 거품이 더 크다는 것이다.
매출은 거의 없고 분기 손실액만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넘는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시가총액이 872억달러로 110년 넘은 미국 대표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넘어선 것은 증시에 거품이 낀 사례로 거론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인 버핏지수는 시장 버블 수준이 상당히 심각함을 보여준다. 버핏지수는 워런 버핏이 증시 거품 여부를 따지는 가장 좋은 척도로 꼽은 지수다. 통상 이 지표가 70~80%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거품이 낀 것으로 본다. 지난달 204%로 닷컴 버블 시기였던 2000년 3월(141%)보다 훨씬 높아졌다.
◇”올해 미국 증시 최대 20% 이상 오를 것”
3300억달러(약 392조원)를 굴리는 자산운용사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콧 마이너드는 “(올해) 주가가 10~20% 이상 상승하고, S&P500지수는 5000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최근 S&P500지수는 4700선을 오르내린다. 마이너드는 ‘채권왕’ 빌 그로스로부터 ‘신채권왕’으로 지목받았고 작년 초 시중 금리 기준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하락을 정확히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풀린 자금 규모로 볼 때 국채 금리가 2%를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 금리는 테슬라·넷플릭스 등 기술 성장주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공급망 차질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곧 진정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양적 완화를 시작했던 지난 2008년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으로 봤지만 내가 틀렸다”며 “돈이 회전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가시(sting)를 제거했다. 그리고 돈의 회전 속도는 아직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오히려 하락(디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두 가지 이유를 더했다. 하나는 최근 공급망 차질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과도한 주문을 넣고 있지만, 수요는 정점을 찍은 후 올해부터 공급 과잉으로 전환된다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기술 혁신에 따른 비용의 감소였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지난 10월 국제금융연구소(IIF)가 연 콘퍼런스에서 “공급망 위기가 전혀 문제가 안 될 것”이라며 “소비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20% 이상 증가했고, 기업들도 공급망 충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등 좋은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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