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회사 동시상장 규제 필요”
최근 포스코·CJ ENM 등 상장사들이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재상장하는 ‘물적분할’ 공시를 쏟아내면서 기존 주주들은 철저히 소외당하는‘쪼개기 상장’이 증권가의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올해 이뤄진 기업 분할 중 물적분할 비중이 90%가 넘는 등 유독 한국에서만 쪼개기 상장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한국 시장이 세계화되려면 이제는 모자회사 동시상장을 금지하거나 주주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를 검토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의 기업분할 공시를 보면, 올해 기업분할이 이뤄진 50건 가운데 47건(94%)이 물적분할에 달했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모회사)가 신설회사(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는 신설 법인 주식이 주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LG화학 주주들은 물적분할 후 상장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한 주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분할된 자회사가 재상장을 추진할 때 모회사의 기업 가치가 떨어지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되는 문제를 야기한다.
한국 시장의 악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쪼개기 상장은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상장한 메르세데스벤츠 제조사 ‘다임러’와 대비된다. 인적분할은 주주들이 지분율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적다. 증권가에서는 한국도 선진국 문법을 따라가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모자회사 동시상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일본도 대기업집단의 자회사 상장으로 주주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중이다.
“내사떨, 내팔올은 진짜 진리의 국룰(국민 룰)이네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올라간다(내사떨, 내팔올)’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돌아 다닌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결국 실패로 투자 기억을 끝낸 개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다.
그런데 올해 연말 증시에서도 ‘내사떨, 내팔올’ 원칙이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내사떨.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 모은 종목은 LG화학(약 5000억원)이었다.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뚫고 3012선에서 마감한 24일에도 LG화학은 오히려 전날보다 2% 하락해 62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는 62만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찍어 말 그대로 주주들 입장에선 ‘크리스마스의 악몽’이었다.
LG화학은 다음 달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소식으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18% 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LG화학은 연초 주가가 105만원일 정도로 기세등등했지만, 주가 상승을 견인해 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가 물적 분할되면서 기업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런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사자’다.
대형 증권사 PB인 A씨는 “물적분할 등과 같은 악재 요소는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으니 살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생각보다 뇌리에 남은 가격이 꽤 오래 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팔올은 어떨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무려 2조6000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기관도 같은 기간 3300억원 팔았는데, 개인과 외국인 매도 물량은 전부 외국인이 쓸어 담았다.
외국인은 최근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잡주가 난무하던 한국 증시에 ‘왕(王)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24일 장중에는 8만800원까지 올라 8만고지를 기세 좋게 뚫었다. 개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2조6000억원 어치를 팔아서일까. 삼성전자의 한 달 주가 상승률은 8%에 달한다.
내사떨, 내팔올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은 피할 수 없을까.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두부멘탈 개인들은 조급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인내심을 갖춰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쉬운 것은 공부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멘탈이 강해지고, 강한 멘탈을 갖추면 행운이 나의 것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돈 벌 찬스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주식 시장을 쉽게 보면서 뛰어 들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지 못하고 조급한 투자 결정을 내리고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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