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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달러화 기준 MSCI 한국지수는 -11.95% 반면 원화 기준으로 보면 -7.55%

입력 : 2018.07.19 06:05 | 수정 : 2018.07.19 06:55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의 실제 손실률이 내국인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시를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평가하면 원화를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연초 대비 하락 폭이 4.4%포인트가량 더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를 달러화 기준과 원화 기준으로 나눠 지난해 말 대비 변동 추이를 비교한 결과, 달러화 기준 MSCI 한국지수는 11.9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화 기준으로 보면 하락 폭은 마이너스(-) 7.55%였다. 4.4%포인트가량 차이가 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6%가량이었다.

MSCI지수란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로, 이를 추종하는 자금만 약 10조달러(약 1경1000조원) 규모에 이른다.


◇ MSCI 한국지수 원화 하락률 8%...달러로는 12% 손해

달러 기준 MSCI 한국 지수의 하락 폭이 원화 기준 지수보다 더 컸던 이유는 달러 기준으로 하면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자금의 상당수가 달러화로 평가받기 때문에, 한국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대개 투자자의 국적과 상관없이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면서 “이 때문에 외국인 흐름을 분석하려면 반드시 달러화 기준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된 6월 이후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보복 관세를 발동하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낸 다음날인 6월 19일 하루에만 13원 상승하기도 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다 무역분쟁까지 겹치면서 달러 선호 현상이 커지고, 이에 대한 우려감으로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을 팔면 팔수록 달러 강세가 심화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난 6월 신흥국시장이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었다.

환율은 전날(18일)까지도 계속 올라 1132.3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9개월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5% 넘게 상승했다.


◇ 주요 신흥국, 한국보다 더 힘들었다

한국 증시는 올해 6월 초까지만 해도 신흥국 증시를 흔드는 무역 분쟁 여파를 버텨내며 2400~2500선 사이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과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남북 경제협력주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때마침 무역전쟁마저 격화되면서 7월 들어서는 2200대까지 추락했다.

주요 신흥국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강달러로 신음하고 있는데, 그 하락분은 더 컸다. 중국을 제외한 MSCI 신흥국지수는 이날 현재 연 누적 변동률이 -8.68%였다. 이 기간 터키는 달러 기준 -37.87%, 브라질은 -12.77%씩 빠졌는데, 현지 화폐 기준으로 하면 터키 -22.76%, 브라질 1.49%로 환율에 따른 수익률 변동 폭이 10%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현재까지 추세를 보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는 보합이나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인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중국을 중심으로 대부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약세의 원인을 무역 분쟁에 대한 민감도와 각 국가 경제의 체질 문제로 꼽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이슈(현안)와 경제라는 두가지 관점으로 나눠 해석할 수 있는데, 우선 무역분쟁이란 현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이 받으면서 한국 증시도 영향받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또 미국은 경제의 개선세가 가장 뚜렷하고 유럽은 보통, 한국은 건전성은 괜찮지만 성장성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 같은 현상이 지수에도 반영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8/2018071803571.html?main_hot1#csidx7f55074c7010247b5a29d81f1c80d5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