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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스톡이슈] 아시아 인플레이션과 외국인의 태도 변화

[스톡이슈] 아시아 인플레이션과 외국인의 태도 변화

  • 입력 : 2011.02.09 08:30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시아 주식시장의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인도와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의 경우 연초 이후 각각 12%, 6% 하락 중이다. 두 나라 모두 금융위기로 인한 타격을 별로 입지 않은 채 젊은 인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내수 성장을 통해 경제가 성장해왔는데 최근 물가 상승률이 발목을 잡았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률은 9%, 7%에 달하고 있다. 이를 잡기 위한 과도한 유동성 긴축이 시작되면 내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 중국 역시 최근 몇 달간 물가 상승율이 4~5%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추가긴축 우려에 증시가 수개월째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가 이집트 정치 불안까지 더해지며 이머징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금융위기 회복 과정에서 2009년과 2010년 2년 동안 1485억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16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이머징 마켓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었으나, 최근 2주간 100억불이 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

물론 7200억 달러에 달하는 총 투자금액 대비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2010년 2월 볼커룰 도입으로 인한 조정이나, 5월 남유럽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유출액이 40~50억 달러에 불과했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시 2009년과 2010년 외국인 순매수가 각각 32조원, 22조원에 달해 외국인의 태도변화는 예의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인플레이션 때문에 아시아 경제가 당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경기 과열에 따른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이라기보다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우리나라 1월 물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을 기록했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물가 상승의 주범이 농산물과 유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농산물 24.4%, 유가 10.9% 상승을 제외한 물가는 2.6%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의 농산물 급등이 이상 한파와 폭설, 구정 특수에다 구제역으로 인한 공급 부족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가격 급등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유가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OPEC 발표에 따르면 하루 생산량이 3000만 배럴인데 비해,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여유분이 600만 배럴에 달한다. 유가가 150달러까지 올랐던 2008년에는 여유분이 100만 배럴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유가 급등 우려 역시 아직은 시기상조인 셈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금리인상 등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아시아 주식시장보다는, 이제 막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있는 선진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은행권 정기예금이 2%대였는데, 최근 5% 특판 예금이 다시 출시되는 상황이다.

금번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풍부한 유동성과 견고한 기업실적이었다고 한다면,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긴축 가능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마진 훼손 우려는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증시는 지난 2년간 실적발표 때마다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강력한 상승세를 보여 왔다. 2010년 연간 실적발표 시즌이 이제 막 끝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도 견고한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 3월 초순까지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