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08 03:00
[4대 은행 '로보어드바이저' 바람]
투자 성향따라 맞춤형 자산 배분, 최저 10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어
신한, 엠폴리오 991억원어치 판매
우리, 비대면 채널 가입금의 26% 펀드 외에 연금저축 등으로 확대
3년 차 직장인 김모(30)씨는 그동안 모은 목돈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보기로 했다. 전문가의 투자 조언들을 찾아 읽어 보니 대부분 '분산 투자'를 강조했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돈을 나눠 담아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막막했다.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신흥국 펀드 등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고 투자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거래은행을 방문했다가 인공지능이 자산 배분을 조언해주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추천받았다. 서비스 가입 후 투자 성향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에 답변을 한 뒤, 투자 예정 금액을 입력하자 추천 펀드 상품과 함께 각 펀드에 얼마씩 투자하라는 포트폴리오가 제시됐다. 김씨는 "휴대폰으로 간단히 투자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에 '로보 어드바이저' 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로보 어드바이저인 '케이봇 쌤'이 7일부터 모바일 및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과 함께 4대 은행이 모두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경쟁에 나서게 됐다.
◇문턱 낮춘 자산 관리 서비스에 고객 몰려
로보 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자산 관리 전문가(adviser)를 합성한 말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자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표, 그리고 현재 시장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서비스다.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자산 재배분도 제안해준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2016년 11월 로보 어드바이저인 '엠폴리오'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어 우리은행의 '우리 로보-알파'가 작년 5월에, KEB하나은행의 '하이 로보'가 작년 7월 출시됐다. KB국민은행의 '케이봇 쌤'도 7일부터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산 관리는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가장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라며 "그러나 카카오뱅크 같이 모바일로 모든 업무가 가능한 금융회사들이 등장함에 따라, 기존 은행들이 디지털화를 위해 로보 어드바이저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로보 어드바이저는 핀테크(기술+금융)에 익숙한 20·30대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 로보-알파'는 출시 9개월 만에 7만2000명의 가입자가 몰렸고 '하이 로보'는 8개월 동안 3만7000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하이 로보'를 통해 가입한 상품 금액은 4700억원을 넘었다. 신한은행의 '엠폴리오'를 통해서도 991억원어치 팔렸다. 하이 로보를 통한 가입 금액은 하나은행의 전체 비대면 채널 가입 금액 중 20%를 차지하며, 우리은행도 로보 어드바이저 가입 금액이 비대면 채널 전체에서 26%를 차지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VIP 고객만 누리는 것으로 여겨졌던 자산 관리 서비스의 문턱을 낮춰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4개 은행 로보 어드바이저 모두 최저 10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10만원을 쪼개 여러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로보 어드바이저 가입자 중 44%가 금융자산이 1000만원 이하인 고객들"이라고 말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별 수익률은 제각각
투자 수익률은 각 로보 어드바이저들의 자산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운용 심사(www.ratestbed.kr)에서 수익률을 참고할 수 있다. 이 수익률은 동일한 조건에서 각 금융사의 로보 어드바이저가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내는지 측정한 것이다. 6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안정형 포트폴리오는 '우리 로보-알파(우리은행)'가 1.77%로 가장 높았고, 위험중립형과 적극투자형에선 '하이 로보(KEB하나은행)'가 각각 5.32%, 10.39%로 가장 우수했다. 한편 '엠폴리오(신한은행)'의 안정형 수익률은 0.43%로 나와 예·적금 금리보다도 낮았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데 안정형에서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으로 갈수록 변동성이 큰 주식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은행들은 펀드 외에도 개인연금저축, 퇴직연금으로까지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8/2018030800077.html?main_hot2#csidx917f6ac3bbc97728c135bfe4de9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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