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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올해도 증시가 유망… 중소형株·아시아 신흥국 주목을"

입력 : 2017.12.31 18:54

은행 PB 7명이 말하는
새해 재테크 가이드


지난해엔 세계 경제가 모두 호조를 보였다. 미국 등 주요국이 풀어놓은 돈 보따리가 세계 경제 전반으로 퍼져 나갔기 때문이다. 코스피도 처음으로 25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도 뜨거웠다. 하지만 새해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6년 반 만에 금리를 올렸고, 주요국이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통화 정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긴축으로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게 아닌지, 경기 상승세의 끝자락에 와 있는 건 아닌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주식 투자 비중을 작년처럼 높게 잡아도 될까? 올해 해외 투자는 어디가 유망할까? 부동산 값은 여전히 오를까? 2018년 새해 투자 전략을 은행권의 자산 관리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올해도 주식시장 유망… 변동성엔 대비해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 등 은행 7곳의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국내 및 아시아 신흥국 증시를 꼽았다. 현재 경기 과열 징후가 없는 만큼 각국의 긴축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시 급락을 불러올 정도로 자금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숙 NH농협은행 경기영업부 PB팀장은 "글로벌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고, 완만한 금리 인상은 시장 회복에 확신을 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위험 자산인 주식 투자 비중을 높게 둬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가까이 이어진 강세장에 대한 피로감이 있어 작년보다는 증시 상승세가 무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다만 미국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면 유동성(시중 자금)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하반기쯤 투자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KEB하나은행 Club1PB센터 PB팀장은 "올해는 미 금리 인상이란 변동성 요인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위험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 중엔 7명 중 4명이 중소형주(株) 투자를 추천했다. 작년엔 삼성전자 등 대형주 위주 강세장이었다면 올해는 실적 좋은 중소형주가 '화려하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덜 올랐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충분한 데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연기금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 빅데이터·인공지능·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 관련 주,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확대로 배당 수익이 커지게 될 고배당주, 세계 경기 개선에 따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시가총액 상위 수출 기업에 투자하라는 의견도 있었다.

◇"안정성 높은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

해외 투자처로는 모두가 아시아 신흥국을 추천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꼽혔다. 박해영 PB팀장은 "작년엔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와 러시아의 채권이 높은 수익률을 냈지만, 이미 많이 상승한 데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나라들"이라며 "외환을 많이 쌓아 안정적이고, 제조업과 IT 산업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아시아 신흥국을 더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지혜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차장은 중국을 추천했다. 그는 "중국은 질적 성장과 구조 개혁이 추진되고 있어 기대감이 높고, 내년에 'MSCI(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신흥 시장 지수'에 중국 A주가 정식 편입될 예정이라 외국인 자금 수급이 활발해지며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도 증시는 작년 상반기에 22%나 상승한 것과 달리 하반기엔 다소 주춤했다. 박지혜 차장은 "올해 모디 총리의 각종 개혁이 자리 잡으면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되고 증시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로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다. 박해영 PB팀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6.8%를 기록한 베트남은 증시가 저평가돼 있고 외국인 투자 한도가 확대되는 추세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정부 규제와 줄다리기"

올해 국내 부동산 투자는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김정현 IBK기업은행 WM사업부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대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영향으로 올해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 및 분양 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혜영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PB팀장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공급 물량이 많은 수도권 및 외곽 지역은 하락해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흠 SC제일은행 웰스어드바이저는 "새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 효과를 내며 안정화 단계에 이를 때까지는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31/20171231011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