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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율

내년엔 갈수록 달러값 내려간다…1050원까지 하락 전망도 나와

입력 : 2017.12.21 06:00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주요 연구기관과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원화로 환산한 달러화 가격은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긴축정책과 미 정부의 세제 개편안 등의 지지를 받은 달러화가 일방적인 약세를 보이지는 않아 원·달러 환율 하락폭은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주요 기관들이 보는 내년 원·달러 하한선은 1050원선이다.

◆ 1050원선까지 낮춰 잡힌 달러값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과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을 1050~1150원 범위에서 예측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가장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는 곳 중 하나는 투자은행 BNP파리바다. 이 은행은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50원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d)가 1130원,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1160원을 각각 예측하며 1100원 이상의 환율이 형성될 것으로 본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바클레이스(Barclays)도 1095원으로 내년 원‧달러 환율을 내다봤다.

지난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80.9원에 거래를 마친 것을 감안하면 31원 가량 달러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분석기관 중에선 NH선물이 내년 평균 달러값을 1060원까지 낮춰 잡았다.

NH선물은 “세계 경기 회복세 지속, 연준의 통화 긴축 선반영 인식과 미국 이외 선진국의 통화긴축 선회부각으로 글로벌 달러화 약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반적인 신흥국 통화 강세 압력, 수출경기를 바탕으로 한 국내 경기 개선 및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절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 KTB투자증권
자료 = KTB투자증권

◆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내려가는 환율…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있어

내년을 시기별로 보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LG경제연구소는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130원으로 전망하면서 상반기에 1135원, 하반기에 1125원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형 환율 흐름을 전망했다.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095원으로 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이 연구소의 분기별 환율 전망은 1분기에 111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2분기에는 1095원으로 내려가고 3분기에는 다시 1080원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4분기에는 1090원으로 소폭 환율 반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H선물도 내년 원‧달러 환율이 1분기 1070원, 2분기 1060원, 3분기 1050원으로 계속 하락하다 4분기에 다시 1070원선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원화가 다른 통화대비 뚜렷한 강세를 보인 것은 IT경기 호조와 전 세계적 경제성장, 위험자산 선호 등의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며 “원화가 (달러화 등) 다른 통화와 대비해서 굉장히 매력있고 경쟁력있는 통화라는 인식이 원화 절상폭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내년에도 그런 기본적인 환경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도 “미 연준의 긴축행보와, 자산축소, 세제 개편안과 그에 따른 본국 송환세(외국에서 번 돈을 미국 본국으로 들여올 때 내는 세금) 인하 등이 미 본국으로 달러자금을 들여올 유인으로 작용해 올해처럼 달러화의 일방적인 약세장이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내년의 환율 변동성이 올해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018년 경제 및 중소기업 전망’자료에서 “원·달러 환율은 불확실성 요인들이 부각돼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크게 북핵리스크와 미·중 통상마찰을 꼽으며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진다면 원화가 빠르게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도 “당장은 금융시장이나 실물부문이 전체적으로 좋은 국면이어서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인 상황이 유지됐지만 이 국면 자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는 우려들이 생길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박 실장은 “유럽중앙은행(ECB)나 일본은행(BOJ)의 정책이 내년쯤에는 현재보다 좀 더 타이트닝(tightening·금리인상)에 가까운 정책을 시작하든지, 시작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어 달러가치가 어디로 갈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0/2017122002017.html?main_hot3#csidxc946f22b058598ab7b3af084ed503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