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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채권·펀드

브라질 국채, 1분기 국내서 1.6조 판매…신흥국 국채 '인기몰이'

브라질 국채 지난해 8997억원 중개""
 "일반 직장인들도 투자…국채 투자 대중화 선도"
 "러시아 국채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기대↑"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신흥국 국채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최근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신흥국은 고비를 넘어섰다는 진단 덕분이다. 또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인한 채권값 상승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신흥국 국채는 연 1% 정도에 불과한 국내 예금금리와 비교해 세전 기준으로 3~1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또 해당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특히 브라질 국채 판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돌풍을 일으키며 국채 투자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국채를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은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브라질 국채를 1조5676억원 중개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중개한 8997억원을 한 분기만에 2배 가까이 넘어섰다. 

 먼저 수익률 측면에서 브라질 국채는 지난해 최고 연 70%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10% 안팎의 수익률이 기대되고 있다. 또 정국도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지난해 8월 정식 들어서며 친 성장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라질 통화 헤알화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브라질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11.25%로 1%포인트 내렸으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로 인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브라질 국채는 자산가들이 중시하는 절세효과가 다른 국채에 비해 우수하다.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면 이자소득세, 매매 차익 등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신한금융투자 양철욱 FICC상품부 과장은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 혜택은 물론 향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등 브라질 국채의 인기를 능가할 국채는 없다"며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가들도 브라질 국채 투자에 뛰어드는 등 국채 투자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 다음으로 러시아 국채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증권사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 2년여간 저유가와 서방의 경제 제재로 힘든 시기를 보냈으나 푸틴 정부가 강한 맷집을 보여줬다. 원자재 가격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 러시아 기조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러시아의 등급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과 기준금리 인하 예상도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올해 예상 수익률 10% 안팎의 브라질 국채의 압도적인 인기와 함께 약 8%의 러시아 국채가 신흥국 국채 투자처로 주로 선호되고 있다"며 "두 국가 모두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짐에 따라 국내 저금리 환경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다"라고 제안했다.

 NH투자증권 신환종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금융자산 투자 비율을 신흥국 국채 30%, 선진국 채권 20~30%, 나머지는 국내외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분배"하라며 "신흥국 국채는 대략 올해 연 수익률이 브라질 9.9%, 러시아 7.7%, 인도네시아 7.1%, 멕시코, 7.1%, 인도 6.7% 등으로 예상, 이 5개 정도가 투자하기에 괜찮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으로 달러 자산을 늘리려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달러 표시 10년물 국채(2026년 10월 26일 만기)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사우디 국채를 본격 중개하기 시작한 올 2월 15일부터 지난 13일까지 한달여 만에 154억원을 판매했다. 

 사우디 국채의 신용등급은 A+~A-로 사우디가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을 날릴 일이 없는 데다 통상 연 3%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미국 국채에 준하는 안정성이 있으면서도 수익성은 더 높다. 또 거래 유동성이 풍부해 환금성도 우수하다.

 관심을 받는 인도 국채는 최근 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 2014년 출범한 인도 모디 정부의 제조업 중심 육성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 효과로 인도 경제는 최근 3년간 연속 7% 성장률을 거두면서 조명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 국채는 올해 연 6%대 중후반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현지 통화인 루피도 안정적일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황이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쪽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