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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율

[투자노트] 원화 강세를 고려해야 할 때

입력 : 2017.11.08 07:40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 현상이 눈에 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원화는 더 강세다. 말 그대로 초(超)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115.0원)보다 3.1원 하락한 1111.9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10월 10일(1108.4원) 이후 가장 낮은 환율이다. 그만큼 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KB증권은 원화 강세의 배경으로 3분기 성장률 호조, 금리인상 가능성, 북한 리스크 완화, 한·중 관계 개선 등을 꼽았다. 대내외 불안 요인이 약화되자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로 경상·재정 건전성이 취약한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 통화의 약세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로 인해 대만 달러와 한국 원화 등이 신흥국 내에서 대체 수요로 부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떨어져 원화 강세가 장기화되면 수출 기업은 치명타를 입는다. 대표적인 예로 종종 거론되는 분야가 자동차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7일 현대차 (161,000원▲ 6,500 4.21%)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500원(2.21%) 내린 15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차 (35,500원▲ 750 2.16%)도 150원(0.43%) 하락한 3만475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특히 투자자는 원화가 달러화뿐 아니라 엔화 대비로도 강세라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엔화 약세로 일본 완성차 업계가 수출 측면에서 유리해지면,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그만큼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자동차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IT(정보기술) 산업도 마찬가지다.

물론 원화 강세의 덕을 보는 분야도 있다. 가령 원자재 수입 기업은 환율이 하락하면 기존보다 더 싼 가격에 원자재를 사올 수 있다. 항공연료를 저렴하게 수입해올 수 있는 항공주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식품원료를 외국에서 사오는 음식료 업종도 환율 하락을 반긴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피해 종목을 구분하기 어렵다면 아예 다른 나라 돈을 사두는 식의 투자도 가능하다. 요즘 같은 원화 강세 상황에서는 달러나 엔을 사둔 다음 환율이 오를 때 되팔아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아무쪼록 환율 움직임을 꾸준히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한 시기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8/2017110800558.html#csidxde9c4edf1905dcb84c6a4d5c76dfc2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