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30 03:06
헌법재판관 후보자 귀신같은 주식 투자… 1년반새 주식 12억원 늘어
미래컴퍼니株 차익 실현 직후부터 하락… 며칠 뒤 되사 총 5억 수익
덜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만 공략… 재산 24억원 중 3분의 2가 주식
이 후보자는 지난 2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자료에서 본인과 남편의 재산 총액(24억814만원) 가운데 15억1000여만원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2월 판사인 남편이 부부의 재산 신고를 했을 당시에는 보유하고 있었던 주식 가액이 총 2억9000여 만원이었다. 1년 반 만에 주식 재산이 12억원 늘어났다. 남편은 지난해 퇴직, 현재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29일 본지가 입수한 이 후보자의 주식 매매 현황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미래컴퍼니, 지스마트글로벌, 한국전자금융, 한국사이버결제, 알파홀딩스, 마루기획, 모다 등 7개 회사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총 15억1000여 만원어치, 8만5000여 주다.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이 밖에도 이 후보자는 지난 2013년부터 약 2년간 내츄럴엔도텍 주식도 보유했었다.

이 후보자는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내츄럴엔도텍 주식에도 투자해 5억원이 넘는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3년 내츄럴엔도텍 비상장 주식 1만여 주를 2억200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이 주식은 2015년 4월 '가짜 백수오' 파문을 겪기 직전까지 1년 반도 안 된 기간에 3.6배 폭등했다가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 조사에 들어가면서 주가는 한 달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해 수많은 개인 투자자가 피해를 봤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내츄럴엔도텍 주가가 폭락하기 전까지 꾸준히 주식을 팔아 5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주식이 폭락하기 직전 내츄럴엔도텍 임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내다팔아 금융 당국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나머지 주식들은 큰 이득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스마트글로벌은 반도체 센서를 개발하고 LED투명전광유리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2000년 5월에 설립돼, 2010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이 후보자는 이 회사 주식 1만5100여 주, 2억130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자금융은 이 후보자가 1만700주, 1억800만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금지급기(ATM) 관리 등을 담당하는 업체다. 한국사이버결제도 전자결제대행 사업과 온·오프라인 부가통신망(VAN) 사업, 휴대폰 결제·인증 사업을 하는 업체로 이 후보자는 이 회사 주식 8317주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후보자가 1만주 갖고 있다고 신고한 마루기획은 2007년에 설립된 연예기획사로 가수 김종국과 탤런트 하석진 등이 속해 있다. 알파홀딩스는 반도체 디자인 서비스와 신약 개발 사업 등을 하는 업체로 재무 상황이 악화돼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이 후보자는 주당 9560원(29일 종가 기준)인 이 회사 주식 2만428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한 증권회사 임원은 "전문 투자자도 아닌데 코스닥 기업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자 한국거래소도 이 후보자가 매매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질 경우 이 후보자 주식 거래 내역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통상적인 주식 투자였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30/2017083000213.html
입력 : 2017.08.31 03:11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고수익 주식 투자 논란… 전문가들 평가는]
- '무명' 미래컴퍼니 투자, 5억 수익
저가 매수→고가 매도→주가 폭락 "타이밍 기막혀… 비상식적 수준"
- '비상장' 내츄럴엔도텍 매수, 5억 남겨
전업 투자자도 꺼리는 장외주식… 상장 前 내부 정보 입수 의혹도
- 이유정 "부동산 대신 주식 관심"
재산 23억원 중 15억이 주식 "불법적인 것 없고 정상적 거래"
이유정(49)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 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재산의 3분의 2에 달하는 15억원 이상을 주가 변동이 큰 코스닥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는 점, 일반 투자자는 잘 모르는 종목에 투자해 10억원 넘게 벌었다는 점 등이다. 30일엔 이 후보자가 2013년 주식을 샀다가 2015년 4월 전에 처분한 내츄럴엔도텍이 2015년 당시 이 후보자의 소속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커졌다.
여의도 증권가의 투자 전문가들은 대부분 "보유 종목과 매매 시점 등을 볼 때 일반 투자자는 상상하기 힘든 비상식적인 투자"라고 했다. "본인이 투자 경위를 상세하게 해명하기 전까진 기업 내부 정보나 작전 세력의 동향을 미리 파악하고 투자했다는 의혹이 계속 따라다닐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해명을 내놓지 않아 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지난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식 투자에 관심이 큰 것은 부동산 투자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불법 없는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해명한 뒤, 추가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저가 매수, 고가 매도 타이밍 기막혀"
이 후보자는 반도체 장비·수술 로봇 제조 업체인 미래컴퍼니 주식 9000여 주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3월부터 1년간 2억여 원어치를 사들였다가 올 4월 일부 팔면서 1억2000만원 차익을 챙겼다. 2만3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6만2000원으로 급등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주가가 4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닷새쯤 뒤 다시 주식을 매입했는데, 현재 주가가 7만3000원대로 뛰면서 그가 얻은 투자 수익은 총 5억원대에 이른다.
한 증권사 사장은 "이 후보자의 종목 선택이나 매매 타이밍이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하기엔 이상한 점이 많아 보인다"고 했다. 자산운용사 임원 Y씨는 "투자 수준이 거의 귀신의 경지다. 구석에 처박혀 있는 코스닥 종목을 집어내고, 기막힌 매매 타이밍까지 곁들인 것"이라고 했다.
Y씨는 "미래컴퍼니 시가총액(5600억원)이 작년 3월엔 1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며 "증권가에 이 회사를 주의 깊게 보던 애널리스트(분석가)도 없었는데, 종목 선정과 매매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고 했다. 작년 초 이후 증권가의 미래컴퍼니 기업 분석 보고서는 3건에 불과하다. 애널리스트 K씨는 "더 놀라운 건 주가가 오르는 1년 반 동안 이 후보자가 확신을 갖고 이 종목을 계속 들고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1억원에 산 아파트를 3억원에 팔 수는 있지만, 10억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누군가에게 꾸준히 믿을 만한 정보를 들었기에 오랜 기간 주식을 보유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비상장 주식으로 5억원 벌어
이 후보자가 2013년 매입해 5억원 넘는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내츄럴엔도텍 비상장 주식 1만여 주도 논란거리다. 이 후보자는 2013년 2만2000원에 사들였지만, 그해 10월 코스닥 상장 후 2015년 초 주가가 9만원대로 치솟았다.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4월 '백수오 파문'으로 주가가 10분의 1로 급락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그 이전에 보유 주식을 처분해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당시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이 후보자가 속한 로펌이 수임했다. 이 후보자 측은 30일 "내츄럴엔도텍 사건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로펌 측도 "이 후보자의 주식 매입(2013년)과 사건 수임(2015년)은 시기상 전혀 무관함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가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내츄럴엔도텍 투자는) 함께 일하는 윤모 변호사가 상장(上場) 가능성이 있다고 해 샀다"고 했는데, 윤모 변호사는 이 후보자가 속한 로펌의 대표 변호사다. 내츄럴엔도텍 내부 정보를 먼저 입수한 것이 투자 계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15년째 전업 투자를 하며 20억원을 굴리는 S씨는 "장외주식은 도박과 비슷해 대주주나 다른 내부자 정보가 없으면 우리 같은 전업 투자자도 손을 안 댄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문제 있는 투자로 단정지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 종목도 엄연히 합법적인 투자 대상이고, 변호사가 공직자도 아닌데 투자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는 것이다. 펀드매니저 K씨는 "이 후보자의 일부 종목은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데다, 주식 투자를 매우 즐기는 공격적인 투기 성향 투자자라면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금융 당국에서 정확한 매매 경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에서 투자 업무를 전담하는 A씨는 "재산이 100억 가까이 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같은 사람이 삼성전자 등에 50억을 투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전업 투자자가 아닌 변호사가 이런 '기이한 투자'를 하게 된 경위가 불분명하다면 헌법재판관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31/2017083100202.html?main_hot4#csidxae48b97668d02088fdfec94c4aa5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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