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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유가 하락에 두손 든 원유 시장의 신(神)…앤디 홀, 펀드 청산

입력 : 2017.08.05 12:40

유가 하락이 ‘원유 시장의 신(神)’ 앤디 홀의 두손 두발도 들게 만들었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각) 오일트레이더 앤디 홀이 전 세계적인 유가 하락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자신이 운용하던 원유 헤지펀드 ‘아스텐벡 마스터 코모디티 펀드 II(Astenbeck Master Commodities Fund II)’를 청산한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앤디 홀이 운용하는 아스텐벡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주력 원자재 펀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30%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시장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해 원유 시장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홀은 그동안 지속적인 유가 하락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이어왔다. 홀의 아스텐벡을 필두로 한 원유 헤지펀드들은 올해 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한 원유 생산량 감축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원유 재고량 감축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는 6개월간 한시적으로 감산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감축 합의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횡보를 거듭하자 올해 5월 다시 감산을 9개월 연장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는 오히려 지난 6월 42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당초 의도와 반대로 움직였다. 미국 셰일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내전 등 국내 상황으로 인해 감축합의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원유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앤디 홀의 투자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자 앤디 홀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글로벌 원유 시장이 악화됐다”면서 “원유가격은 배럴당 50달러 혹은 그 아래를 맴돌 것”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22% 하락해 최저점을 기록한 브렌트유는 현재 52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스위스 도그마캐피털의 대닐로 오노리노(Danilo onorino)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앤디 홀의 실패는 한 시대의 종말과 비견될 만큼 충격적”이라면서 “홀은 지금까지 최고의 오일 트레이더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홀은 저변동성과 추세 없는 시장에 굴복하는 저명한 원자재 헤지펀드 매니저의 최신 사례일 뿐”이라면서 “클리브 캐피털 등 최소 10개 이상의 천연자원분야 자산관리업체들이 문을 닫았다”고 평가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5/2017080500784.html?main_hot2#csidx3789fcb8dec48b4ab21c2ca7c9ac2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