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12 03:00
20~30대 직장인들 부동산 경매 스터디 인기
- 월급 모아선 집 못 사
경매 학원 같은 반끼리 정기적으로 만나 공부
- 수십번 떨어진후 겨우 낙찰
금융위기땐 감정가 70% 요즘은 95~100% 수준…기본 익히고 발품 팔아야
"제가 조사한 물건은 인천 동춘동 재개발지구에 있는 53㎡ 저층 아파트인데요. 주변 1㎞ 반경에 초·중·고교가 다 있고 인근에 남동공단이 있는 게 호재(好材)입니다." "두 번 유찰됐는데 이유가 다 있겠죠.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는데 집이 5층이어서 불편해 보이고요. 지은 지 20년도 넘었네요?"
서울 강남역 근처 한 스터디룸에 20~30대 직장인 15명이 둘러앉아 경매로 나온 부동산의 투자 가치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한쪽 벽 빔프로젝터 화면엔 부동산 면적, 감정가, 채권자 명단, 근저당 현황, 입지 조건 등이 표로 빼곡히 정리돼 있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이 조사해 온 경매물의 투자 가치에 대해 발표하면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부동산 정보를 검색해보며 검증에 들어갔다. "개발 예정 지구이므로 유망하다"는 발표자의 말에 1초도 안 돼 여기저기서 "겉보기만 그럴듯한 개발 예정 지구가 전국에 몇 곳인 줄 아느냐"는 지적이 날아왔다.
월급 모아서는 수도권에 집 한 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매 스터디가 인기를 얻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아 되팔면 수천만원의 목돈을 한 번에 거머쥘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이들은 1~2주에 한 번씩 서울 종로·강남 등의 스터디룸에 모여 2~3시간씩 실제 경매물에 대해 토론하며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교정해준다. 주말엔 미리 점찍어 놓은 부동산을 보러 2~3명씩 현장 조사를 가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주식과는 달리 매시간 증시 현황을 보며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부동산 경매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부동산 경매 스터디는 보통 부동산 경매 학원이나 인터넷 부동산 재테크 커뮤니티를 통해 시작하게 된다. 학원이나 커뮤니티 운영진이 초빙한 전문 강사에게 월 10만~30만원을 내고 경매 기초 강의를 들은 뒤 같이 수업을 들은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 공부를 계속하는 식이다. 한 전자업체에 근무하는 김모(34)씨는 "강의를 들을 땐 개념으로만 배웠던 '임대수익률'이나 '임차인의 대항력' 같은 개념들이 실제로 경매에 입찰한다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니 무척 실감 난다"고 말했다. 가장 매력적인 경매물을 토론회에 가져온 사람에게 그날 단체 회식비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경매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직장인이 대다수여서 이들이 토론하는 경매물들은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일반 물건'이 대다수다. 유치권이 설정돼 있거나 건물주와 토지주가 서로 달라 법정 지상권(地上權)이 문제 되는 경우 등 어렵고 복잡한 '특수 물건'은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다. 중고차 판매업자 장모(37)씨는 "스터디 1년 하면서 13번 입찰했는데 지난 7월 겨우 충남에 있는 아파트를 낙찰받았다"며 "가능한 한 변수가 적으면서도 경쟁자들이 적은 지방 부동산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재테크 스터디 커뮤니티 '마이더스 크레이션'의 안정훈 대표는 "낙찰을 받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낙찰 예상가와 전세가가 거의 차이 없는 이른바 '무피 투자(피를 보지 않는 투자)'를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경매에 참여하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다. 제대로 알아보고 입찰을 하려면 '임장(臨場)'이라고 부르는 현장 조사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주말 휴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10시에 법원에서 열리는 경매에 가려면 그날 반드시 휴가를 내야 하므로 낮은 직급 직장인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원 정모(38)씨는 "한 번 욕을 먹으며 반차를 내고 법원에 갔는데 입찰에서 똑 떨어지니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번엔 부모님이나 친구를 대리인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로 집을 낙찰받는 것이 '임차인을 집에서 내쫓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 해 직장 동료에게는 숨기는 경우가 많다.
'3000만원으로 22채 만든 생생 경매 성공기'의 저자 안정일씨는 "7년 전 세계 금융 위기 땐 낙찰가가 감정가의 70%인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95~100% 수준"이라며 "경매 초보인 직장인들은 부정확한 정보에 휩쓸리기보다 기본 지식을 숙지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좋은 경매물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월급 모아서는 수도권에 집 한 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매 스터디가 인기를 얻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아 되팔면 수천만원의 목돈을 한 번에 거머쥘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이들은 1~2주에 한 번씩 서울 종로·강남 등의 스터디룸에 모여 2~3시간씩 실제 경매물에 대해 토론하며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교정해준다. 주말엔 미리 점찍어 놓은 부동산을 보러 2~3명씩 현장 조사를 가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주식과는 달리 매시간 증시 현황을 보며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부동산 경매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부동산 경매 스터디는 보통 부동산 경매 학원이나 인터넷 부동산 재테크 커뮤니티를 통해 시작하게 된다. 학원이나 커뮤니티 운영진이 초빙한 전문 강사에게 월 10만~30만원을 내고 경매 기초 강의를 들은 뒤 같이 수업을 들은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 공부를 계속하는 식이다. 한 전자업체에 근무하는 김모(34)씨는 "강의를 들을 땐 개념으로만 배웠던 '임대수익률'이나 '임차인의 대항력' 같은 개념들이 실제로 경매에 입찰한다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니 무척 실감 난다"고 말했다. 가장 매력적인 경매물을 토론회에 가져온 사람에게 그날 단체 회식비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경매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직장인이 대다수여서 이들이 토론하는 경매물들은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일반 물건'이 대다수다. 유치권이 설정돼 있거나 건물주와 토지주가 서로 달라 법정 지상권(地上權)이 문제 되는 경우 등 어렵고 복잡한 '특수 물건'은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다. 중고차 판매업자 장모(37)씨는 "스터디 1년 하면서 13번 입찰했는데 지난 7월 겨우 충남에 있는 아파트를 낙찰받았다"며 "가능한 한 변수가 적으면서도 경쟁자들이 적은 지방 부동산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재테크 스터디 커뮤니티 '마이더스 크레이션'의 안정훈 대표는 "낙찰을 받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낙찰 예상가와 전세가가 거의 차이 없는 이른바 '무피 투자(피를 보지 않는 투자)'를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경매에 참여하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다. 제대로 알아보고 입찰을 하려면 '임장(臨場)'이라고 부르는 현장 조사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주말 휴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10시에 법원에서 열리는 경매에 가려면 그날 반드시 휴가를 내야 하므로 낮은 직급 직장인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원 정모(38)씨는 "한 번 욕을 먹으며 반차를 내고 법원에 갔는데 입찰에서 똑 떨어지니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번엔 부모님이나 친구를 대리인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로 집을 낙찰받는 것이 '임차인을 집에서 내쫓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
'3000만원으로 22채 만든 생생 경매 성공기'의 저자 안정일씨는 "7년 전 세계 금융 위기 땐 낙찰가가 감정가의 70%인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95~100% 수준"이라며 "경매 초보인 직장인들은 부정확한 정보에 휩쓸리기보다 기본 지식을 숙지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좋은 경매물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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