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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당분간 전 세계적 低성장·低금리… 최소 1~2년은 채권형 펀드 강세"

[펀드매니저의 마켓 뷰] 유영재 삼성자산운용 본부장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금보다 기대수익률이 높고 주식형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 펀드를 투자 꾸러미에 담아야 합니다."

유영재(45·사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펀드매니저)은 "채권형 펀드는 기관 투자자들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본부장은 1996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2004년까지 자산운용실에서 채권을 담당했고, 2004년 삼상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말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21년째 '한 우물'만 판 채권운용 전문가다.

유 본부장은 앞으로 최소 1~2년은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는데, 그는 당분간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가 회복돼야 금리가 오르는데, 유럽연합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고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상황도 세계 경기 회복을 이끌기엔 부족하다"며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한 번쯤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큰 폭의 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형 펀드도 자산 배분의 수단 중 하나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주식 투자자라면 채권형 펀드 같은 안전 자산도 포트폴리오에 넣어서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금리가 하락할 때는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볼 수 있고, 금리가 오를 때에도 고정적인 이자 수익으로 원금 손실을 회피할 수 있어 채권형 펀드는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투자자들은 채권형 펀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채권형 펀드를 고를 때는 투자금 성격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입하는 채권의 남은 만기에 따라 초단기(6개월 미만)부터 10년짜리 장기 채권형 펀드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투자자가 언제 자금을 빼서 쓸지에 따라 고르라는 뜻이다. 그는 특히 "올가을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금리 인하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초단기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유 본부장은 최근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신흥국 채권형 펀드는 환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꼭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게 유 본부장의 조언이다. 그는 "브라질의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연 11.4%나 되지만, 헤알화 환율 변동이 심해 1~2년 안에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만약 10년을 묻어둔다면 투자금이 2배쯤으로 불어나 헤알화 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지더라도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