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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 현황

'설연휴 끝' 첫 개장 중국 증시 세계가 주목

입력 : 2016.02.15 08:57


침묵 깬 인민은행 총재 “투기 세력 시장 좌우 용인 않을 것”
인터뷰서 ‘투기’ 19차례 언급…“헤지펀드에 맞서겠다"신호
“해외로부터의 금융 공격에 대응" 과거 발언 재조명
인민은행 최근 한달 새 시중에 180조원 순 통화공급
15일 개장하는 중국 증시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춘제(春節, 설) 연휴로 일주일여 만에 개장하기 때문에 일본의 엔고와 유럽의 은행권 부실 우려 등으로 세계 증시가 급락한 지난주 악재를 뒤늦게 반영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발표되는 중국 1월 수출입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 주에만 두 차례 조기 폐장할 만큼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춘제 연휴 직전인 지난 5일까지 이미 21.9% 급락한 2763.49로 내려왔다. 지난주에만 주간 기준으로 2008년 10월 이후 최대폭(11%) 하락한 닛케이225지수의 올들어 하락폭(21%)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고점인 작년 6월에 비해 47% 급락했다. 사실상 반토막 난 것이다.

추락하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출처:상하이증권거래소
추락하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출처:상하이증권거래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증시가 지난주 우울한 글로벌 시장의 분위기를 따라잡으면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4일 개장한 홍콩 증시에서 중국 기업 주가로 이뤄진 H주 지수는 연휴 후 개장 이틀 간 6.8% 급락했다. 호주 증시도 최근 고점인 지난해 4월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하는 등 전세계 증시가 약세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저우샤오촨 (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발간한 경제주간지 차이신((財新)과의 인터뷰에서 “투기 세력이 시장의 정서를 주도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위안화의 지속적인 절하 전망은 근거가 없다"며 “외환보유액이 단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 우려할 필요가 없다. 대외 지급과 안정성 측면에서 충분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저우 총재가 중국의 통화와 경제에 대한 안정을 위해 오랜 침묵을 깼다고 전했다. 저우 총재는 이번 인터뷰에서 19차례 ‘투기’를 언급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최근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를 필두로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측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투기 세력들은 위안화 약세와 중국 증시 약세에 동시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우 총재가 투기 세력에 대한 강경 입장을 천명하면서 그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 받고 있다. 저우 총재는 지난해 11월25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대외로부터의 금융 공격과 금융 제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그의 언급을 두고 중국 언론들은 대외로부터의 금융공격이나 금융제재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며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헤지펀드와 중국 당국이 통화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관측되고 저우 총재가 투기세력에 의해 시장이 휘둘리는 걸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본유출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통화 공급을 대거 늘리고 있다. 저우 총재는 외환보유액 감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2014년 보유 외환이 줄어든 시점에 맞춰 중국 당국이 통화 공급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금리인하가 자본유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통화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지난 1월 중순 이후 시중에 공급한 순 유동성이 1조위안(약 180조원)을 넘었으며 이는 은행 지급준비율을 1% 포인트 낮춘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의 실물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하지 않아 저우 총재의 약발이 먹힐 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발표되는 중국의 1월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7개월 연속 역성장 할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의 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수입은 3.6% 각각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위축되는 중국 수출입 증가율  출처:하나금융투자
위축되는 중국 수출입 증가율 출처:하나금융투자

반면 춘제 연휴 기간 소매 매출이 전년 춘제 연휴에 비해 11.2% 늘어나는 등 소비 지표는 다소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소비 투자 산업생산 등 대부분의 1월 경기지표를 2월 지표와 함께 발표하기 때문에 내달 초가 돼야 연초 중국 실물 경제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