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로 60세까지 일하는 게 최고의 재테크
반퇴시대 <3> 평생 경력 리모델링하라
직장인들 67%가 피크제 원하지만
실제 도입 기업은 10곳 중 2곳뿐
"반퇴 30년을 준비하기 좋은 시기"
시간제 일자리 늘리는 것도 방법
30대 육아, 50대 퇴직 준비 가능
회사 에서도 황 차장을 붙잡은 게 다행이라는 평가다. 지점이 없는 해외에 임시편이나 특별편을 띄울 때면 늘 황 차장이 3~4개월씩 출장 가서 현지 일을 도맡아 처리하곤 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영석 상무는 “황 차장은 베테랑이다. 그러나 황 차장을 붙들기 위해 정년제를 흔들 순 없었다. 다행히 임금피크제 로 인재를 더 품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퇴직을 앞둔 근로자가 황 차장 같은 혜택을 누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말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늦춘 회사는 10곳 중 두 곳에 불과했다.
국내 산업현장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건 2003년이다. 대한전선을 시작으로 조금씩 늘었다. 그러다 2013년 4월 정년 60세 연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업 규모별로 2016년부터 적용된다. 법이 통과되자 삼성전자·SK 등이 서둘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엔 아직 그림의 떡이다.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해서다. 노조는 “어차피 법이 통과됐으니 임금 삭감 없이 정년을 연장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의 이런 강경한 입장이 되레 구조조정의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지 않는 대부분 회사가 명예퇴직과 같은 방법으로 인원을 줄이고 있어서다. 정년이 연장되기 전 인건비 부담을 줄여놓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1960년대생들이 집중 표적이 돼 줄줄이 직장을 떠나고 있다. 갑작스러운 퇴직 바람에 재취업을 준비할 틈도 없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55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조사해보니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임금피크제를 통한 정년 연장을 원한다. 노후 준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64.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30년 이후를 내다보는 준비 차원에서 선호한다는 얘기다. 인천대 김동배(경제학) 교수는 “국민연금 수급연령(65세)과의 괴리를 고려하면 최소한 60세까지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대승적인 노사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를 개별 기업의 합의에만 맡겨둬선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정부가 노사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2013년 현재 시간제 일자리는 152만5000여 개다. 박근혜 정부가 2017년까지 만들기로 한 242만 개의 63%에 그친다. 줄어드는 임금의 일부는 정부지원금(연간 최대 500만원)으로 보전도 가능하다. 특히 시간제는 생애주기별로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30대에는 육아나 보육을 위해 쓰고, 40대에는 업무수행을 위한 기술과 숙련 업그레이드를 위해, 50대 들어서는 인생 이모작을 위한 준비로 시간제 근로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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