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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中 경제성장 목표 달성 '빨간불'…저물가·무역적자 복병

입력 : 2014.03.09 18:01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연 7.5%) 달성이 버거워 보인다. 저조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예상치 못한 무역수지 적자가 갈 길 먼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복병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개월 만에 최저치인 2.0%를 기록했다고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2월 무역수지는 예상했던 흑자는커녕, 오히려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낮은 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한 부양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 13개월來 최저…“중국 경제 활기 잃어”

중국국가통계국은 9일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CPI 상승률(2.5%)보다 낮으며, 블룸버그 전문가들의 예상치(2.1%)도 밑돌았다. 13개월 만에 최저다.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연간 CPI 상승률은 3.5%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소비자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중국 경제가 활기를 잃어간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전했다. 물가가 올라가지 않을 경우 경제활동에서 얻는 이익이 감소하며, 결과적으로 임금상승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하락했다. 전달(1.6% 하락)보다 낙폭이 커졌다. 24개월 연속 하락세로, 1999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WSJ는 경제전문가들을 인용, “생산자물가가 계속 낮아지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원인이지만, 중국 내수 시장에서 수요가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정부 지출 확대와 유동성 완화 등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 시아오핑 HSBC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다고 보기엔 이르지만, 물가 하락 압력을 받는 것은 사실”라이며 “앞으로도 (물가상승률 하락이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세가 주춤해진다면,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양책을 써야 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링 루 메릴린치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정부의 통화긴축 정책이 옳지 않다는 의미며, 이는 시장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런민은행이 유동성 완화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여지가 생겼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무역수지 예상외 적자…‘춘제 영향 감안해도 부진’

앞서 8일 발표된 중국 2월 무역수지가 예상외 적자를 기록한 것도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WSJ는 분석했다.

8일 중국 해관총서는 2월 무역수지가 229억8000만달러(약 24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경제전문가들의 예측(145억달러 흑자)을 뒤집는 결과다.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월 중국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다. 경제전문가들은 7.5% 증가를 예상했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반면 2월 중국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무역 수지가 둔해진 것이 춘제 영향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1월과 2월 중국 무역수지는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 변경 탓에 왜곡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춘제는 2월 9일부터 시작됐지만, 올해는 1월 31일부터 시작됐다. 따라서 올해 1월 수출은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2월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경제 성장이 확실히 둔해졌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월 중국의 무역 지표가 춘제 기간에 2주 이상 문을 닫는 기업들 때문에 종종 왜곡되기는 하지만, 2개월 평균 무역 지표도 여전히 부진하다”고 전했다. 1~2월 중국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 하락했다.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무역적자는) 춘제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 긴축과 부패 방지 노력 영향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해진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고 AFP는 보도했다.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중국 반기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7.5% 이하로 나타날 것이고, 예상보다 둔한 성장세 때문에 중국 정부가 결국엔 추가 부양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년과 같은 7.7%을 기록했다. 1999년(7.6%)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