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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美중산층 90년대 이후 최저수준

美중산층 90년대 이후 최저수준… 伊·스페인, 4년새 5~8%P 급감
"독일은 안정적… 해법 배워야"

중산층의 감소·붕괴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선진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맡아온 중산층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증가 추세였지만 금융 위기 이후 저성장의 덫에 걸려 추락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7월 발표한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 중산층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등 OECD 주요 선진국의 2011년 중산층 비율은 2007년에 비해 모두 감소했고, 2020년까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월가를 점령하라’시위 모습. 주요 선진국의 중산층 비중.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선진국에서도 중산층에서 탈락해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계층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작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월가를 점령하라’시위 모습.(왼쪽 사진) /조선일보DB
미국은 2011년 중산층 비율(53.9%)이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경기 부진과 실업률 상승으로 임금 소득이 위축돼 중산층이 직접적 피해를 봤다"며 "앞으로도 중산층 비중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유럽에서는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의 중산층 붕괴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2007년과 비교해 2011년 이탈리아는 중산층 비중이 5.4%포인트, 스페인은 8%포인트, 그리스는 6.2%포인트 줄었다. 이 나라들에서는 2020년까지 재정 위기 후유증으로 연평균 1% 중반의 저성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산층 감소와 계층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프랑스도 중산층이 소폭 감소하는 추세였다. 다만 독일은 중산층이 안정적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상위 중산층 비율이 줄고 하위 중산층 비율이 늘어나는 하향 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 연구원은 "세계경제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선진국들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중산층 감소 추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독일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노동시장과 연계된 교육정책, 기업의 노동자 장기 고용을 유도하는 정부 지원 대책 등이 효과를 거두면서 가장 안정적으로 중산층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