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위협과 대화 거절 등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외국에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한 리스크`를 의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물(한국 기업이 발행한 국외 채권)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면서 채권 가산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달 중 국외 채권을 발행하려 했던 LG전자, 한국광물자원공사, KCC, 한국석유공사 등은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고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1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전일 기준
0.82%포인트로 지난 2월 말 0.66%포인트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이달 들어서만 0.10%포인트 이상
급등해 지난 5일에는 0.87%포인트까지 치솟으며 금융계에서 염려를 사고 있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발행 주체가 부도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도발 위협이 갈수록 수위를 더하면서 한국물 신용위험도 크게 상승했다. 유통시장에서 한국물이 거래되는
가산금리가 3월에 비해 0.20~0.30%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한국 기업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인식이 증폭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무디스 신용등급 Aa3)은 작년 1월 발행한 10년 만기 달러화 채권(글로벌본드) 가산금리가 지난 3월 20일 1.12%포인트에서
전일 기준 1.28%포인트로 올랐다. 지난 5일에는 가산금리가 1.40%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일반 기업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롯데쇼핑(무디스 신용등급 Baa1)이 작년 5월 발행한 5년 만기 글로벌본드 가산금리는 지난 3월 27일
1.30%포인트에서 지난 5일 1.40%포인트로 상승했다.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인 한국 CDS 프리미엄이나 수출입은행 가산금리와는 달리
가산금리가 계속 상승해 전일 기준 1.50%포인트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발행 시장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규 발행 시장에서 북한 리스크에 대한 추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국 기업들에 북한 리스크를 짊어지는
대가로 유통시장 금리에 0.20%포인트가량 추가 금리를 얹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국외 채권을 발행하는 비용은
북한 사태 이전보다 0.50%포인트나 올랐다.
이로 인해 지난달부터 국외 채권 발행을 준비하던 국내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대구은행, LG전자, 광물자원공사, KCC, 석유공사는 지난달 말부터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발행
채비를 모두 마친 광물자원공사와 LG전자는 각각 지난주와 이번주 발행하려 했지만 잠정 중단한 상태다.
외국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크게 오른 데다 투자자들이 북한 리스크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요구하면서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이슈가 터지기 전만 해도 발행 여건이 아주 좋았는데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니 기업들도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석유공사와 KCC는 미국 등지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채권 발행을 위한 기업설명회(로드쇼)를 진행 중이다.
현지 투자자들은
북한 리스크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하며 염려를 표했다는 후문이다. LG전자, 광물자원공사, 대구은행은 이미 기업설명회를 다녀왔다.
향후 기업의 국외
채권 발행에 대해 낙관론도 일부 존재한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북한 움직임에 따라 추이가 달라질 것"이라며 "북한 리스크가 지금까지는
모두 일시적이었고, 투자자들도 학습 효과가 있어 안정되는 기미가 보이면 발행 여건도 호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가 확대되는 위기 국면은 어느 정도 진행됐고 이제는 진정돼 가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환율과 CDS 등 금융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하지만
반응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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