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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화학·재료·소재 부문은 日이 매우 강해 아직까지 한국은 참고 대상도 안된다

"日 기업 무섭게 떨게 할 한국기업 삼성전자 이외엔 아직 안보여"
"화학·재료·소재 부문은 日이 매우 강해 아직까지 한국은 참고 대상도 안된다"

"삼성전자의 경쟁력과 한국의 경쟁력을 혼동하지 마십시오."

고노모토 본부장은 "일본에서 한국 산업을 보는 눈은 명확히 구분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얘기하는 것과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얘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모든 전자회사가 모두 합쳐서 덤벼도 이길 수 없는 엄청나게 뛰어난 회사이지만, 일본 업계의 관심이 오로지 삼성전자 단 한 곳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는 "반대로 얘기하면 삼성전자 이외에는 일본 기업을 두려움에 떨게 할 한국 회사가 하나도 없다는 얘기"라면서 "이것은 한국에 큰 리스크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라는 존재가 압도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업계에서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공포, 경외, 부러움, 분노 등이 뒤섞여 있다. 1980년대 반도체, TV를 기반으로 '전자입국(電子立國)'을 이뤘지만, 1980년대 후반 D램 반도체가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무너졌다. 일본 전자업계는 '기술력은 여전히 일본이 최고'라고 자신했다. 삼성으로 D램 반도체 주도권이 넘어간 이후에도 '타도 삼성'을 외치며 일본의 모든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역량을 집결해 일본 반도체 연합군 '엘피다'를 만들어 삼성과의 결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남았던 엘피다가 작년 초 파산 신청을 하면서, 이 같은 계획 자체가 무너져 버렸다. 최근 2~3년 동안 산요가 무너졌고, 샤프·소니·파나소닉 등 일본을 대표하는 가전 기업들도 삼성에 밀려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로 대표되는 삼성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에 순식간에 대량 보급되면서 일본이 자랑하는 디지털카메라,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 휴대용게임기 시장마저 무너져내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러나 그는 "삼성이 앞으로 5년, 10년 계속 성장할 것인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TV·액정·휴대전화·스마트폰으로 성공해 왔지만, 그다음을 이끌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큰돈을 벌 수 있는 대형 사업이 쉽게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비즈니스의 경우는 중국이나 대만이 무섭게 쫓아오고 있어 지금처럼 고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일본의 전자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샤프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회사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 2~3년 동안 실적이 급속히 나빠져 최근 타이완의 홍하이로부터 출자를 받는다는 발표가 있었다. 지난주에는 삼성이 샤프에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고노모토 본부장은 "샤프만이 아니라 파나소닉, 소니도 최근 엄청난 적자를 냈다"면서 "아무리 엔저 훈풍이 분다고 해도 일본 전자산업의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못하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의 기반이라는 측면에서 일본이 한국에 위협을 느낄 만한 부분은 많지 않다고 했다. "특히 화학, 재료, 소재 부문은 한국에 비해 일본이 매우 강합니다. 한국의 대일 무역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 부품과 소재 부문의 무역 적자 때문이지요.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입니다."

그는 "일본의 소재부품 산업도 현재 좀 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지만, 적어도 한국이 참고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