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커졌는데…가계저축률 크게 낮아진 이유는?

입력: 2012-11-25 18:09 / 수정: 2012-11-25 23:16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C로그로 보내기
(43) 저축률 

한국, 총저축률은 높지만
가계저축률 1990년 22.2%, 2011년엔 2.7%로 하락

가계부채 증가…저출산·고령화 때문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미래의 지출에 대비해 지금 쓰지 않고 남기는 부분을 저축이라고 말하죠. 저축률은 저축액을 소득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소득 규모가 클수록 저축 규모도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저축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보려면 저축률을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낮아지는 저축률

예를 들어 ‘가난한 나라’는 소득이 10, 소비가 7이라고 하고, ‘부자 나라’는 소득이 100, 소비가 90이라고 가정해 볼 게요. 그러면 ‘가난한 나라’ 저축은 3이고, ‘부자 나라’ 저축은 10이 되죠. 단순히 저축액만을 놓고 보면 ‘부자 나라’ 저축이 ‘가난한 나라’보다 크게 되네요. 하지만 소득 대비 저축의 크기를 살펴보면 ‘가난한 나라’는 30%고 ‘부자 나라’는 10%여서 저축률 면에서는 ‘가난한 나라’가 훨씬 더 높게 되지요.
 
이처럼 경제 전체의 총저축액을 그 나라의 총소득으로 나눈 것을 총저축률이라고 합니다. 공식지표를 산출할 때는 총처분가능소득을 적용합니다. 총처분가능소득이란 소득 중에서 세금,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을 제외하고 경제주체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소비 또는 저축할 수 있는 부분을 말해요. 경제에는 가계, 기업, 정부의 3대 경제주체가 있으니 총저축은 이들 주체들의 저축을 모두 합한 것이죠.

우리나라 저축률은 1990년 37.8%에 이르렀지만 2011년 31.7%까지 낮아졌어요. 총저축에서 가계, 기업,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90년 46.3%, 33.9%, 19.8%에서 2011년 13.4%, 62.8%, 23.8%로 바뀌었어요. 이 기간 동안 가계저축률은 22.2%에서 2.7%로 크게 낮아졌어요.

○저축은 투자의 재원

저축률이 높다는 것은 한 나라의 투자 재원을 국내에서 대부분 조달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어요. 저축이 늘어나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죠. 나아가 외국 빚을 갚거나 해외투자도 가능하게 되죠.

하지만 저축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국민경제 내에서의 순환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즉 국민들이 저축한 돈이 금융회사를 통해 대출 등의 방식으로 기업에 공급되고, 이 자금은 투자와 생산을 확대시킵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가 증가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이는 다시 저축의 증가로 이어지는 바람직한 순환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에요.

저축률을 가계, 기업, 정부 등 주체별로 보면 가계저축률이 지나치게 낮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가계저축률이 낮으면 장기적으로 총저축률이 낮아지는 원인이 되고 경제의 바람직한 순환과정도 약화될 수 있으니까요.

○정부 저축률은 높아

2011년 기준으로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총저축률(31.7%)은 매우 높아요. 미국 영국 프랑스가 10%대에 그치고 일본 독일도 20% 수준이니까요. 경제주체별로 살펴보면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가계(13.4%) 비중은 낮고, 기업(62.8%) 비중은 중간 정도, 정부(23.8%) 비중은 높아요. 가계 비중은 미국 프랑스 등이 60%를 웃돌고요. 기업 비중은 미국 일본이 한국보다 높고, 프랑스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낮아요. 정부 비중은 주요국이 마이너스인 반면 한국은 플러스이면서 높고요.

주요국과 가계저축률을 비교해 보면 2011년 2.7%로 일본의 1.8%보다는 높지만 미국(5.5%) 독일(11.3%) 프랑스(12.3%) 등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에요. 가계저축률이 낮아지는 요인으로는 가계의 소득 증가율 둔화, 가계부채 증가, 사회보장제도 확대에 따른 사회부담금 증가, 저출산 및 고령화 등이 꼽힙니다. 

이는 안정적 경제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이에 따라 가계저축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이 경제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죠. 고용창출을 통한 가계의 소득 증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대, 가계부채 증가 완화 노력, 다양한 금융보험상품 개발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죠. 

지난달 30일은 ‘저축의 날’이었어요. 요즘 덜 벌고 더 쓰다 보니 우리 국민들의 저축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던데요. 이번 주는 임시영 한국은행 국민소득총괄팀 조사역이 저축률은 무엇이고, 저축률이 높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임시영 < 한국은행 국민소득총괄팀 조사역 >

■ 독자 퀴즈

다음 중 한 국가 경제가 전체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재원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개념은? 가계, 기업, 정부 모두의 저축률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①가계저축률 ②기업저축률 ③총저축률 ④국가저축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