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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날개 꺾인 '구글'…돈만 펑펑 쓰다가 결국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이 올 3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고, 주력사업인 광고는 부진했다. 125억달러나 들여 인수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구글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수익만 갉아먹고 있다.


최고의 복지와 급여를 자랑하는 ‘꿈의 직장’ 구글이지만 떨어지는 실적 앞에는 고액 연봉과 복리후생 역시 투자자들에게 곱지 않는 시선을 받을 전망이다.

◆ 단가 낮은 모바일광고 수익 악화 부추겨

구글은 올 3분기에 순이익 21억8000만달러(주당 순이익 6.53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7억3000만달러) 대비 순이익이 20%나 줄었다. 매출은 모토로라 인수로 전년 동기 대비 45%나 늘어난 141억달러를 기록했지만, 광고 파트너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순매출은 113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하회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주력사업인 광고의 부진이 컸다. 광고주가 사용자 클릭당 지급하는 평균 광고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BCG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인 콜린 질리스는 “클릭당 광고단가가 4분기 연속 떨어졌으며, 구글의 핵심 사업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스마트폰·태블릿PC를 통해 구글에 접속하는 사용자는 늘었지만 모바일기기 광고비는 데스크톱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모바일광고 시장에서 55%(매출 기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모바일 검색 광고의 경우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광고주들이 아직 모바일광고에 대해 데스크톱만큼 효과가 있는 지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광고비 지출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모바일광고에 대한 논란 속에서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하나의 기기에서 멀티스크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구글에게는 혁신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패트릭 피체트는 구글이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올릴 수 있는 매출 규모가 8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다.

◆ 도움 안되는 모토로라…실리콘밸리 직원 최고 대우 어떻게?

구글은 이번 분기 실적에서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전체 실적을 반영해 발표했다. 하지만 모토로라는 구글에 도움이 되기는 보다는 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토로라 관련 비용과 직원 주식보상 비용을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구글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은 9.03달러. 실제 주당 순이익과 2.5달러나 차이를 보였다.

모토로라는 매출에서 25억8000만달러를 기여했지만 이 역시 바클레이스가 예측한 33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모토로라의 손실은 5억2700만달러에 달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직원 중 20%인 40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올 8월 밝혔다. 3분기에 구조조정과 관련된 비용으로 3억4900만달러가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직원에 제공하는 고액 연봉도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실적이 좋을 때는 직원들에게 얼마든지 성과를 나눠줄 수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시기에는 이 마저도 투자자들에게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LA타임스는 17일(현지시각) 글래스도어가 발표한 연봉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글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지급하는 평균 연봉은 12만8336달러로 실리콘밸리 내 15개 기술기업 중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연봉(11만4596달러)보다 12% 이상 높은 것이다.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12만3626달러), 애플(11만4413달러) 등이 높은 연봉을 지급했으며, 인텔(9만2194달러), IBM(8만9390달러) 등은 구글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