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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HMC證 "내년 증시는 돈 장세…지수 1755~2554"

"연이은 경제 위기 대응책으로 통화 공급량이 크게 증가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보다는 자산 인플레이션을 통해 오르는 형태가 나타날 것입니다. 코스피지수는 1755~2554 수준을 기록할 것이며, IT업종과 자동차 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일 HMC투자증권이 개최한 '투자포럼2013'에서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내년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경우 기업 이익의 하향 조정도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의 내년 이익 증가율은 올해 대비 한자리 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 팀장은 "연이은 경제 위기 대응책으로 국제 금융시장에 통화 공급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자산 과잉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과연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를 신축적으로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봤다.

이 때문에 그는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도 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을 통해 지수 상승을 꾀하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등락 범위로는 PER(주가수익비율)수준에 따라 1755~255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IT업종과 자동차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고, 미국 주택시장 회복과 상품시장 강세가 나타난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 에너지, 소재 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운송, 기계 등의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이 팀장은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각종 세제혜택 종료 등으로 갑자기 재정지출이 줄어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 이슈와 고용시장 회복 둔화,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로 완만한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높은 상저하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고용시장이라고 말했다. 월간 신규 취업자수가 10만건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고, 평균 실업 기간이 40주 내외를 기록하며 고용시장의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 재정 적자와 이에 따른 재정 감축 프로그램도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도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지급준비율과 대출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 수단을 이미 가동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흡한 상황이라는 것.

그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경기 부진은 결국 한국 경제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무역수지 흑자는 지속되고 있으나 수출·수입 증가율이 모두 하락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내년 수출을 통한 성장 기여는 올해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고 봤다. 더불어 “가계 부채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하락이 내수 경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내수경기 위축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 국가) 재정 위기의 경우 유럽안정화기구(ESM) 이후 탁상 위에서 논의되던 정책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경제 위기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