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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식

한중일 철강전쟁 승자는 없고 패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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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가 향후 8년간 `우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2020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철강전쟁`을 벌이는 한국ㆍ중국ㆍ일본이 있다. `센카쿠열도, 독도, 이어도` 등에서 영토 갈등을 벌이고 있는 3국이 철강산업에서도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세 나라의 철강 생산(조강) 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8억5990만t으로 전 세계의 56.7%나 차지한다. 세계 철강산업의 중심이 유럽과 미국에서 아시아로 넘어온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세 나라의 상황은 좋지 않다. 2020년까지 동아시아 지역 철강 수요가 줄어들고 설비 능력은 증가해, 동아시아

지역의 가동률을 저하시키며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는 25일 철강업계, 수요업계, 학계, 정부 등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ㆍ중 수교 20주년 기념 제36회 철강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향후 2020년까지 동아시아 지역 철강 수요가 줄어들고, 철강사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연구위원은 "2020년께 한ㆍ중ㆍ일 3국의 철강설비 과잉은 약 3억2000만t에 달할 것"이라며 "역외지역에서 수출시장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세 나라 간 수출경쟁은 더 심해지고, 각국 수입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과 일본산 수입 철강제품의 공세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과잉생산 물량이 저가로 대거 국내에 유입되면서 철강업계는 반덤핑 제소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은 중국에서 539만t의 철강재를 수입했다.

전체 수입량 중 48.9%로 전년 대비 5.3%포인트나 늘었다. 이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자국 내 수요 부족으로 저가 수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철강재 수입량도 418만t으로 전체 수입량의 37.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는 일본 제품 자체의 경쟁력 부족과 엔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때문에 건설, 조선,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서 국내 제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국내 철강업계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출 대상국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특화제품 공급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또 대기업-중소기업, 1차 소재업체-철강 가공업체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철강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할 때 중국 측의 관세 철폐를 유도해 국내 철강산업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철강제품의 경우 한국은 무관세인 반면 중국은 우대관세로 평균 6% 정도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지난해에만 철강 부문에서 60억달러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한ㆍ중 FTA에 따라 중국의 수입관세가 철폐되면 품질 우위에 있는 고급강 제품의 중국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최단시간 내 관세 철폐와 함께 중국 정부가 국영 철강사에 직ㆍ간접적으로 지급하는 보조금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