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Great Depression)의 시작을 하루 앞둔 1929년 10월 27일.
늦가을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 퍼진 미국 맨해튼은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나날에 취해 있었다. 펼쳐든 뉴욕타임스는 그날이 얼마나 평온한 날이었는지 알려준다. 바다 건너 먼 프랑스의 아리스티드 브리앙 내각 소식과 수입 화학물질 관세를 둘러싼 상원 표결 결과가 1면을 장식했다. 자동차와 라디오 같은 당시 신산업 중심으로 계속된 호황에 미국인들은 앞다퉈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했다. 열흘 전인 10월 16일 계량경제학 창시자인 어빙 피셔 예일대 교수는 "주식은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고원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거품은 터지면 붕괴는 순식간이다. 10월 28일 다우지수는 12.6% 하락하더니 29일에는 11.7%나 추가 하락했다. 2주간 증시에서 증발된 자금만 300억달러. 1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투입한 전비와 맞먹는 액수였다. 대붕괴(Great Crash)는 급기야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3년간 미국 노동인구 중 4분의 1이 실업상태에 빠졌고 생산량은 3분의 1이 날아갔다. 전 세계는 비상대응에 돌입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수입할당제를 대대적으로 도입했다. 글로벌 교역 규모는 종전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미국 성장률은 1930년 -8.9%, 1931년 -7.7%, 1932년 -13.2%라는 기록적인 후퇴 곡선을 그렸다.
그렇다면 유럽발 재정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2012년 여름 현재 글로벌 경제는 어떤 상황일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선진국 경기에 대해 "경기 하강속도가 1930년대 대공황에 비견되게 빠르고 크다"면서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시련인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는 대공황이었지만 지금은 대불황(Great Recession)"이라고 진단했다.
폴 볼커 미국 경제회복자문위원회의장도 상당수 국가들이 리세션(recession) 국면에 진입해 있다고 해서 현시점을 대불황이라고 분석했다. 연평균 10% 안팎씩 성장률이 떨어지는 대공황과는 다르다는 판단이다.
늦가을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 퍼진 미국 맨해튼은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나날에 취해 있었다. 펼쳐든 뉴욕타임스는 그날이 얼마나 평온한 날이었는지 알려준다. 바다 건너 먼 프랑스의 아리스티드 브리앙 내각 소식과 수입 화학물질 관세를 둘러싼 상원 표결 결과가 1면을 장식했다. 자동차와 라디오 같은 당시 신산업 중심으로 계속된 호황에 미국인들은 앞다퉈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했다. 열흘 전인 10월 16일 계량경제학 창시자인 어빙 피셔 예일대 교수는 "주식은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고원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거품은 터지면 붕괴는 순식간이다. 10월 28일 다우지수는 12.6% 하락하더니 29일에는 11.7%나 추가 하락했다. 2주간 증시에서 증발된 자금만 300억달러. 1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투입한 전비와 맞먹는 액수였다. 대붕괴(Great Crash)는 급기야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3년간 미국 노동인구 중 4분의 1이 실업상태에 빠졌고 생산량은 3분의 1이 날아갔다. 전 세계는 비상대응에 돌입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수입할당제를 대대적으로 도입했다. 글로벌 교역 규모는 종전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미국 성장률은 1930년 -8.9%, 1931년 -7.7%, 1932년 -13.2%라는 기록적인 후퇴 곡선을 그렸다.
그렇다면 유럽발 재정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2012년 여름 현재 글로벌 경제는 어떤 상황일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선진국 경기에 대해 "경기 하강속도가 1930년대 대공황에 비견되게 빠르고 크다"면서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시련인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는 대공황이었지만 지금은 대불황(Great Recession)"이라고 진단했다.
폴 볼커 미국 경제회복자문위원회의장도 상당수 국가들이 리세션(recession) 국면에 진입해 있다고 해서 현시점을 대불황이라고 분석했다. 연평균 10% 안팎씩 성장률이 떨어지는 대공황과는 다르다는 판단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931년 8월부터 1932년 1월까지 대공황 당시에는 1860개 은행이 파산하고 예금 손실액이 14억5000만달러를 넘었을 정도로 금융 기능이 마비됐지만, 당시 정부와 중앙은행은 재정정책이나 통화신용정책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또 오늘날과 달리 보호무역 바람을 막을 방도도 없어 경기 수축을 더욱 가속화시켰다는 것이다.
지금 다시 위기에 처한 세계는 앞으로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시련이 머지않아 닥칠 것인지, 아니면 단순 경기 하강 국면에 위치해 있는 것인지 관심이 크다.
이에 매일경제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자료를 토대로 국내총생산(GDP)이 1조달러를 넘는 15개국에 대한 경제상황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절반 정도인 7개 국가가 경기후퇴 국면인 리세션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리세션은 경기가 정점에서 저점으로 이동하는 구간을 뜻한다. 해당국은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중국, 한국 등이다. 특히 스페인은 성장률이 작년 0.7%를 기록했지만 올 2분기 -1%(전년 동기 대비)로 후퇴했다. 특히 실업률이 24.6%까지 치솟아 향후 성장률 마이너스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존 모범 국가인 독일도 후퇴 국면에 진입했다. 작년 3%라는 건실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1분기 1.7%, 2분기 0.5%로 뒤로 밀렸다.
GDP가 1조달러 이상이 아닌 국가 중에서 그리스는 디프레션(Depression)에 접어든 모습이 역력했다.
디프레션과 리세션은 경기후퇴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같지만 디프레션은 마이너스 성장률이 뚜렷할 정도로 골이 깊게 파인 상황을 가리킨다. 그리스 성장률은 올 2분기 -6.2%로 그 폭이 확대됐다. 이에 반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3%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는데 물가가 고공비행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특징을 보였다. 브라질 성장률은 작년 2.7%에서 올 1분기 0.8%까지 후퇴한 반면 물가상승률은 올 2분기 5%로 2010년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금 다시 위기에 처한 세계는 앞으로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시련이 머지않아 닥칠 것인지, 아니면 단순 경기 하강 국면에 위치해 있는 것인지 관심이 크다.
이에 매일경제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자료를 토대로 국내총생산(GDP)이 1조달러를 넘는 15개국에 대한 경제상황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절반 정도인 7개 국가가 경기후퇴 국면인 리세션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리세션은 경기가 정점에서 저점으로 이동하는 구간을 뜻한다. 해당국은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중국, 한국 등이다. 특히 스페인은 성장률이 작년 0.7%를 기록했지만 올 2분기 -1%(전년 동기 대비)로 후퇴했다. 특히 실업률이 24.6%까지 치솟아 향후 성장률 마이너스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존 모범 국가인 독일도 후퇴 국면에 진입했다. 작년 3%라는 건실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1분기 1.7%, 2분기 0.5%로 뒤로 밀렸다.
GDP가 1조달러 이상이 아닌 국가 중에서 그리스는 디프레션(Depression)에 접어든 모습이 역력했다.
디프레션과 리세션은 경기후퇴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같지만 디프레션은 마이너스 성장률이 뚜렷할 정도로 골이 깊게 파인 상황을 가리킨다. 그리스 성장률은 올 2분기 -6.2%로 그 폭이 확대됐다. 이에 반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3%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는데 물가가 고공비행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특징을 보였다. 브라질 성장률은 작년 2.7%에서 올 1분기 0.8%까지 후퇴한 반면 물가상승률은 올 2분기 5%로 2010년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탈리아는 경기 침체 폭이 큰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 조짐마저 보였다. 이탈리아 성장률은 올 1분기 -1.4%에서 2분기 -2.5%로 수축됐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작년 2.7%에서 올 2분기 3.3%로 확대됐다.
일본은 물가상승률이 제로에 가까워 자산축소 조짐마저 있는 디플레이션(deflation)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성장률이 작년 -0.7%에서 올 2분기 3.5%로 상승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올 1분기 0.3%에서 2분기 0.2%로 제로에 가깝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은 판단이 어려운 횡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성장률은 작년 1.7%에서 올 2분기 2.2%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고, 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3.2%에서 1.9%로 소폭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호주는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이라는 골디락스(goldilocks) 모습을 보였다. 성장률은 작년 1.8%에서 올 1분기 4.3%로 상승한 데 반해 물가상승률은 작년 3.4%에서 올 2분기 1.2%로 둔화됐다.
■ 경기 용어
◆ 경기순환 변동
경제활동이 활발해졌다가 위축되는 등 반복되는 주기를 말한다. 경기가 가장 좋은 때를 정점, 그 반대일 때를 저점이라고 한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상을 웃돌며 정점을 향해 가는 구간을 호경기, 잠재성장률 이상을 웃돌지만 정점을 지나 내려오는 구간을 후퇴기, 내려오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돌며 저점을 향해가는 구간을 불경기라고 한다. 또 잠재성장률을 밑돌지만 저점을 지나 상승하는 구간을 회복기라고 한다.
◆ 리세션(Recession)
디프레션(Depression)
전미경제조사국 산하 경기순환위원회에 따르면 리세션은 경기가 정점에 달했다가 꺾이는 시점부터 바닥을 치고 다시 오르기 전까지를 지칭한다. 디프레션도 비슷한 뜻이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일부 학자들은 실질 성장률이 10% 가까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를 지칭하기도 한다.
일본은 물가상승률이 제로에 가까워 자산축소 조짐마저 있는 디플레이션(deflation)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성장률이 작년 -0.7%에서 올 2분기 3.5%로 상승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올 1분기 0.3%에서 2분기 0.2%로 제로에 가깝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은 판단이 어려운 횡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성장률은 작년 1.7%에서 올 2분기 2.2%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고, 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3.2%에서 1.9%로 소폭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호주는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이라는 골디락스(goldilocks) 모습을 보였다. 성장률은 작년 1.8%에서 올 1분기 4.3%로 상승한 데 반해 물가상승률은 작년 3.4%에서 올 2분기 1.2%로 둔화됐다.
■ 경기 용어
◆ 경기순환 변동
경제활동이 활발해졌다가 위축되는 등 반복되는 주기를 말한다. 경기가 가장 좋은 때를 정점, 그 반대일 때를 저점이라고 한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상을 웃돌며 정점을 향해 가는 구간을 호경기, 잠재성장률 이상을 웃돌지만 정점을 지나 내려오는 구간을 후퇴기, 내려오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돌며 저점을 향해가는 구간을 불경기라고 한다. 또 잠재성장률을 밑돌지만 저점을 지나 상승하는 구간을 회복기라고 한다.
◆ 리세션(Recession)
디프레션(Depression)
전미경제조사국 산하 경기순환위원회에 따르면 리세션은 경기가 정점에 달했다가 꺾이는 시점부터 바닥을 치고 다시 오르기 전까지를 지칭한다. 디프레션도 비슷한 뜻이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일부 학자들은 실질 성장률이 10% 가까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를 지칭하기도 한다.
◆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수요 감소로 물가도 하락한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오히려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슬럼프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개념이나 경기 침체폭이 클 때를 말한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스크루플레이션이 있다. 중산층 임금은 오르지 않고 체감 물가는 급상승해 쥐어짤 만큼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말한다.
◆ 디플레이션(Deflation) 인플레이션(inflation)
디플레이션은 수요 부족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소비를 미루고 기업도 설비투자를 꺼리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현상이다. 수요가 크게 늘거나 곡물, 원유가격 등 생산비용이 오를 경우 나타난다.
◆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면서도 물가 상승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빗대 경제를 표현한 데서 유래했다. 동화에 등장하는 소녀 골디락스는 곰이 끓인 세 가지의 수프인 뜨거운 것, 차가운 것, 적당한 것 중에서 적당한 것을 먹고 기뻐하는데, 이것을 경제 상태에 비유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수요 감소로 물가도 하락한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오히려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슬럼프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개념이나 경기 침체폭이 클 때를 말한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스크루플레이션이 있다. 중산층 임금은 오르지 않고 체감 물가는 급상승해 쥐어짤 만큼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말한다.
◆ 디플레이션(Deflation) 인플레이션(inflation)
디플레이션은 수요 부족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 때문에 소비를 미루고 기업도 설비투자를 꺼리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현상이다. 수요가 크게 늘거나 곡물, 원유가격 등 생산비용이 오를 경우 나타난다.
◆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면서도 물가 상승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빗대 경제를 표현한 데서 유래했다. 동화에 등장하는 소녀 골디락스는 곰이 끓인 세 가지의 수프인 뜨거운 것, 차가운 것, 적당한 것 중에서 적당한 것을 먹고 기뻐하는데, 이것을 경제 상태에 비유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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