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민정(가명·37세)씨는 "맞벌이 부부인데도 도대체 돈이 모이질 않는다"며 이유가 뭔지 답답해 하고 있다. 김 씨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슬하에 초등학생 아들(8세), 유치원 다니는 딸(7세)을 두고 있다.
월 소득으로 본인 월급 210만원, 남편 월급 390만원 등으로 총소득 합계가 60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 비해 총 가계수입이 많은 편임에도 매달 통장잔고에는 8만원정도의 돈만 남는다.
자녀 2명의 학원비 등에 쓰는 지출은 100여만원. 또 부부의 교통비, 통신료 등을 포함한 용돈이 120만원,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등 고정비가 110만원,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은행에 대출받은 원리금 상환도 매월 180만원씩 나간다.
김 씨는 "평소 씀씀이가 헤픈 것도 아닌데 통장잔고는 매달 텅텅 비워있다"며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겹쳐있는 이 달의 경우 마이너스 통장을 써야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김씨가 이처럼 소득과 지출관리를 잘 할 수 없는 이유는 직장일과 자녀교육, 밀린 가사 일 등이 주된 원인이다. 하루 하루 시달리다 보니 돈이 어떻게 들어와 어떻게 나가는지, 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즉 소득과 지출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한 재무적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박미원 하나HSBC생명 FP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이 두 배라는 생각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저축에 느슨해지는 `풍요 속의 빈곤`현상이 나타나기 쉽다"면서 "부부간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재무계획을 세운다면 외벌이보다 훨씬 효율적인 재테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맞벌이가구가 5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지난 연말 발표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43%가 맞벌이 가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2가구 중 1가구가 맞벌이를 하는 셈이다.
맞벌이는 외벌이 보다 가계 수입이 많아 재테크에 유리한 편이지만 바쁜 직장생활로 가정 경제에 소홀하다 보면 외벌이보다 저축액이 더 작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한 경제연구소는 국내 맞벌이 가구가 외식비, 육아 도우미 고용 등의 지출로 실질 소득은 외벌이보다 겨우 15% 정도 높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HSBC생명은 맞벌이 가정이 소득은 되는데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와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조언과 효과적인 재테크 전략을 소개했다.
◇"저축이 먼저"…과도한 사교육비 줄여야 = 맞벌이 부부들은 가사노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음에 따라 외식비 등 지출비용이 외벌이에 비해 많다. 귀찮다는 핑계로 외식을 자주하거나 자녀에 대한 미안함에 사교육비도 과다하게 지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둘이 벌기 때문에 수입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필수 항목 외의 지출은 과감하게 줄이고 저축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배우자가 휴직하게 될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거나 교육비에 많은 돈을 쓰곤 하는데 한쪽의 소득이 없어질 경우 현재 재무 상태로 이를 감당하기란 쉽지않다. 따라서 지나친 대출 등의 리스크를 줄이고, 소득과 지출을 일원화시켜 자산관리를 효율화해야 한다.
◇"연금도 맞벌이로"…배우자 휴직 시 국민연금 임의가입 = 재테크 전문가들은 외벌이든 맞벌이든 노후준비는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한다.
소득적인 측면에서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여윳돈을 낭비해선 안된다. 전체 소득의 일정부분은 노후를 위한 자금으로 저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쉽게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연금이다. 부부가 각자 개인연금을 준비하면 은퇴 후에도 연금 맞벌이로 여유 있는 생활을 보낼 수 있다. 퇴직금이 없는 임시직이나 자영업의 경우에도 반드시 개인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부의 연봉 차이가 클 경우 소득이 큰 배우자에게로 몰아 소득공제를 극대화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장점은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등의 이유로 국민연금수령을 위한 최소 가입기간인 10년을 못 채우고 퇴직한다. 이 경우 국민연금 임의가입을 활용하면 된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은 소득이 없어도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 주부들의 노후 재테크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추가로 지급해 납부하는 보험료에 비해 많은 금액을 수령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 "소득공제 꼼꼼히 챙겨야"…맞벌이 최대 활용 = 맞벌이 부부의 연말정산 시 소득이 높은 배우자에게 몰아 소득공제 헤택을 많이 받게 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부부 소득 수준에 따라 양쪽에 적절히 분배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일례로 소득이 높은 배우자의 과세표준구간이 이미 많이 낮아졌을 경우에는 다른 한 명의 과세구간과 비교해서 적절히 배분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맞벌이부부의 소득공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소득공제 한도가 400만원인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 우리사주와 주택종합청약저축이 소득공제 혜택이 많다.
◇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위험보장 자산마련 = 맞벌이 부부의 경우 배우자 한 명이 질병, 사고 등으로 휴직할 경우 소득 공백이 외벌이보다 더 커지게 마련이다.
소득공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실손의료보험을 비롯한 보장성 보험에 가입해 둘 필요가 있다. 발병 시 가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암보험 등은 가입해 두는 게 현명하다.
다만 결혼 전 가입해둔 보장성 보험과 중복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보장성 보험은 순수만기형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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