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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수석졸업생, 교수 몰래 한다는 짓이

서울대 공대 수석졸업생, 교수 몰래 한다는 짓이

수석졸업자 23명중 25%가 의전, 로스쿨, 치전에 진학

 

서울대 공대 수석 졸업생이 졸업 후 공학 연구가 아닌 의학계, 법조계의 길을 선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조선일보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 전기 졸업생 중 자연대, 공과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등 이공계열 수석 졸업자의 진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4.3학점 만점에 4.2 이상의 학점을 받은 `공부의 수재`들이다.

조사 결과 수석 졸업자 23명 중 25%가 넘는 6명은 각각 의전(의대 편입 포함)에 3명, 로스쿨에 2명, 치전에 1명 진학했다. 나머지는 유학 8명, 동(同)대학원 진학 8명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 공대와 자연대 수석은 각각 서울대 로스쿨과 서울대 의전원에 진학했다.

서울대 이·공계 단과대에서는 전문대학원 도입 이후 일반 학생들은 물론 수석 졸업생 등 최상위권 학생들마저 전문대학원으로 쏠리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서울대 자연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A(23)씨는 졸업 직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 4년 내내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으며, 학점 4.3 만점에 4.2로 졸업한 그였다.

A씨는 "지도해주신 교수님께 죄송스럽고, 스스로 학문을 버린 사람처럼 느껴져서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솔직히 대학원 진학은 미래가 불투명해 자격증을 따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전에 와보니 `공부는 재밌지만, 이공계 해봤자 보장되는 것 하나 없다`는 이공계 출신이 태반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공대를 수석졸업하고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한 B씨는 "부모님이 로스쿨 진학을 권했다"며 "학과 교수님들이 알면 언짢아할 것 같아 비밀리에 원서를 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