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사업 분사·태블릿PC 포기… 英SW업체 100억달러에 인수
세계 최대 PC(개인용컴퓨터)업체인 HP(휴렛팩커드)가 PC사업을 떼어낸다. HP는 대신 영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Autonomy)를 100억 달러(10조8400억원)에 인수한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겸비한 업체로 다시 태어나는 전략을 택했다면, HP는 하드웨어 사업의 일부를 포기하고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길을 선택한 셈이다.
HP는 18일(현지시각) PC사업을 분사하고, 태블릿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IT업계에서는 HP의 PC사업 분사가 결국엔 매각을 위한 수순인 것으로 해석한다. HP는 그동안 부진을 보였던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업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오 아포테커 HP 회장은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 콜(글로벌 전화회의)에서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대신 이번 결정으로 소프트웨어와 정보기술 분야에서 HP의 입지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휴대폰에 컴퓨터기능을 첨부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PC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최근 업계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PC를 개발한 IBM이 2005년 PC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한 데 이어 세계 최대 PC 업체가 PC 사업을 포기함으로써 PC는 본격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HP가 인수를 추진하는 오토노미는 검색을 비롯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업체로 코카콜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HP 사업구조 개편을 IBM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에 밀리자 사업을 접고 성공 가능성이 큰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CNN은 "HP의 이번 조치는 소프트웨어와 서버(고객 서비스용 고가 컴퓨터) 등 수익·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며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IBM같은 IT 서비스업체로 변신을 꾀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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