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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기선행지수 두달 연속 하락…경기 정점 올랐나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하며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고, 소매판매도 4.9%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0.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선행종합지수가 129.4포인트를 기록하며 2월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했다. 선행종합지수가 두달 연속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의 경기는 좋으나 앞으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뜻이다.

◆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상승 마무리?

선행종합지수가 두달 연속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정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민규 연구위원은 “경기동행지수 상승폭이 줄고 있고 특히 선행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정점이 보인다는 의미”라며 “그동안 경기 상승을 이끌던 재정정책 효과가 완화되면서 경기 상승도 정점에 도달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각 국 정부가 과감한 재정 정책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 산업 엔진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지자 최근들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이나 중국에서도 재정 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부의 재정 투입이 줄어들면 경기 상승도 둔화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재정을 통해 경기가 회복되는 동안 정작 소비자의 회복은 이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를 기록하며 6년만에 60% 아래로 떨어졌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재정투입으로 인해 발생한 소득이 가계보다는 기업에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으로, 기업의 소득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가계 소득 증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정부 재정투입에 따른 효과가 경제의 양 축인 기업과 가계에 골고루 돌아가 재정효과 없이도 가계와 기업의 힘으로 경제 성장의 엔진이 돌아가야 하는데, 가계의 회복이 더디면서 경기 전체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지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월과 3월 두달 연속 경기선행종합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는 소비자기대지수가 각각 -4%, -6.2%를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 산재한 경제성장 하방 요소들

산재한 경제성장 하방 요소들도 경제 앞날을 어둡게 한다. 지난 3월 우리나라는 사상최대치인 486억 달러의 수출을 올렸다. 수출 증가율도 30.3%로 매우 높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공업 생산은 8.7%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임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그만큼 내수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요인은 유가다. 중동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불안 요소를 느끼는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유가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월의 설비투자 상승률이 21.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가로 인한 불안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유가상승이라는 위험요인으로 인해 경기회복이 유가상승 이전의 모습을 보이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발 지진 역시 앞으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아직까지는 반도체나 자동차 등의 부품 비축물량이 있기 때문에 영향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 지진의 여파가 장기화 되면서 기업들의 부품 조달에 애로가 생길 경우 우리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상승과 일본 원전사태, 주요국 재정위기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체감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