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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간

[건강 칼럼] 간암 고위험군, 증상 없어도 잠복했다가…

건강한 간 이야기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
얼마 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결과를 보고 필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007년~2009년까지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의사로부터 만성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증 등 간암 고위험군의 진단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 중 권고안대로 6개월에 한 번 간 정기검진을 받은 사람은 고작 14.1%에 그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 번도 검사를 받아 본 적 없는 사람 역시 절반 이상인 52.5%로 조사되었다.

사실 간경변증,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는 만성B형간염은 정기검진을 통한 계속적인 관리와 체크가 가장 중요한 질환이다. 마치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하는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재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간 정기검진률은 우리 국민의 간염에 대한 낮은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07~2009년 통합 고위험군의 간암검사 수진현황


만성 B형 간염은 우리 몸에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와 간세포를 파괴하며 염증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또한 이는 간경변증과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와 바로 간염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 혹은 수주간 잠복했다가 한순간, 폭발적으로 바이러스를 복제, 간염을 유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흔히 만성 B형 간염이 있으면 “만성피로”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대부분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염증이 상당히 진행되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B형 간염 감염이나 B형 간염 활동 여부를 몰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 상태에서 내원 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렇게 간염을 방치 하게 되면 이 기간 동안 간 조직손상이 누적되어 결국 간경변과 같은 중증의 간질환으로 진행되고 간암의 합병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을려면 특히 B형 간염 보균자들은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검진은 혈액 검사를 통한 간기능검사와 바이러스 증식성을 나타내는 e항원/항체, HBV DNA검사, 간암표지자인 알파태아단백(aFP) 및 간초음파 검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최근 다양한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은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질환의 진행을 차단하여 간경변과 같은 중증의 간질환으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고, 간암의 합병위험을 낮출 수 있게 하였다. 물론 모든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는 비활동적 시기에도 정기 검진을 통하여 B형 간염 바이러스 활동력 상태를 초기에 파악하고 간기능 이상이 동반되는 활동성 간염 시기가 되면 이에 맞추어 적절한 항바이러스제의 치료를 요하게 된다.

따라서 만성 B형 간염의 건강관리는 평소 바이러스의 활동성과 간의 상태를 확인하는 “정기검진”만이 해답인 것이다. 정기검진을 제대로 받으면 활동성 간염으로의 이행시점을 정확히 알 수 있고, 정기검진일 사이에 활동성 간염으로 이행되었거나 간암 등이 합병되었다 하더라도 비교적 초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적기에 받는다면 만성 B형 간염 환자들도 건강한 사람과 같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