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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단독] 연구비 등 4억여원으로 골프치고… 치과 가고

 외대 교수 등 80여명 적발… 총장은 1억 증빙서류 안내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과 교수, 직원 등 80여명이 각종 학술연구비와 업무추진비·홍보비 등 4억여원을 치과 치료비·피부관리비·학원비 등 개인 용도로 쓴 사실이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결과 드러났다.

24일 교과부가 국회에 제출한 사학 비리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대 산하기관의 대표를 맡은 K교수는 2007년 말부터 골프장 비용으로 69회에 걸쳐 총 2500여만원을, 직무 관련성이 떨어지는 주유비 명목으로 355회에 걸쳐 2700만원을 썼다. 보직을 맡은 S교수도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은 채 50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받아 사용했다.

박철 외대 총장은 2007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대외홍보비 중 1억6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아 사용한 뒤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교과부는 개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달 말 박 총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박 총장은 "교직원 격려금 등으로 사용했으며, 해명 자료를 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그동안 입시개선 수당과 입시경비 등의 명목으로 1억1000만원을 총장과 부총장, 처장 등을 비롯한 교수들에게 수십만~수백만원씩 나눠줬지만 연구보고서나 제도개선회의록 등 결과물은 하나도 내지 않았다. 특히 총장 선거가 있었던 2009년에 7000만원의 돈이 집중적으로 분배된 것으로 나타나 총장 선거운동용 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일반 교수 69명도 수천만원대의 학술연구비를 치과·골프·미장원·사우나·마사지·자녀 옷값 등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P교수는 교내 학술연구비 440여만원을 임플란트 등 치과 진료비와 골프비로 썼고, L교수는 미장원과 피부관리비로 연구비 380만원을 사용했다. 또 다른 L교수는 백화점 의류 구입비 등으로 230여만원, 또 다른 P교수는 병원비와 약값, 안경 맞춤비 등에 160여만원, H교수는 헬스와 차량 수리비로 150여만원, 다른 L교수는 자녀 학원비 등에 연구비 100만원을 사용했다. S교수 등은 교육업무와 관련 없는 해외 항공료 1500여만원을 부당하게 지원받았다. 교과부는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64명에 대해 수사 의뢰, 경고, 주의 등 징계 조치를 취했다.